▲ 삼계동에서 가야서점을 운영하는 김명숙 씨가 반려견 밍키를 품에 안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삼계동 가야서점 운영 김명숙 씨
학대당하고 버려진 ‘밍키’ 보듬어
"무책임하게 동물 버리지 말길"



"우리 밍키는 마음 속에 깊은 상처가 있습니다. 어릴 적 겪었던 일 때문에 아직도 사람을 경계하고 무서워하죠. 다행히 지금은 경계심을 많이 풀었지만 아직 그때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것 같아요."

김해 삼계동 '가야서점'에 들어서면 작고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가 카운터에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귀여운 외모와 달리 모르는 사람을 보면 심하게 짖기 시작하는 이 강아지는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김명숙(48) 씨의 반려견인 '밍키'(4살·암컷·믹스견)다.

김 씨는 "밍키가 모르는 사람을 보면 짖는 것은 어렸을 때 버림받은 아픈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버림만 받은 것이 아니라 학대도 당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와 밍키는 지난 2016년 2월께 처음 만났다. 당시 밍키는 김해 동부테니스장 인근에서 목줄이 채워져 묶인 채로 버려져 있었다. 털이 깎여있던 모양새도 기괴했다. 전 주인이 밍키를 어떻게 대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김 씨의 가족이 구조하려 다가가자 밍키는 극도로 경계하며 크게 짖어댔다. 데려오는 과정에서 김 씨의 남편은 밍키에게 물려 손을 다치기도 했다.
 

▲ 김 씨의 딸과 밍키가 교감하고 있는 모습.

그렇게 사나운 태도를 보이던 밍키를 왜 굳이 데려왔느냐는 질문에 김 씨는 "이전에 '촌식이'라는 반려견을 키웠었는데, 촌식이도 유기견이였다. 촌식이와는 교통사고로 이별했다"며 "처참한 모습으로 유기돼있던 밍키를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마침 딸도 반려견을 원했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밍키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후 약 3년의 시간이 흘렀다. 밍키는 김 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아 귀여운 외모도 되찾고 건강도 회복했다. 다만 어렸을 때의 트라우마가 남아있는지 아직도 사람을 경계하고 무서워한다. 밍키는 특히 덩치가 큰 남성과 여고생을 두려워한다. 밍키를 학대했던 사람이 큰 체구의 남성, 여고생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씨는 "청소를 할 때 쓰레기를 발로 슬쩍 밀거나 빗자루 등 청소도구를 드는 행동만 보여도 밍키는 깜짝 놀라곤 한다. 발길질이나 몽둥이질을 당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다행히 밍키는 이제 지금의 환경에 많이 적응했는지 이 같은 행동이 덜해졌다. 서점 손님도 하루에 수십 번 이상 왕래하기 때문에 직접 위협이 되지 않으면 사람을 덜 경계한다. 김 씨는 "밍키와 같은 유기견들은 널렸을 것"이라며 "무책임하게 동물을 버려선 안되고 학대해서도 안된다. 당연한 얘기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가 확산돼 유기견이 줄어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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