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분이 보현행원 원장이 요양원 상담실에서 노인복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나리 기자


불교 자비정신으로 법인 설립
웃음치료 등 7년째 직원교육
"지역복지 발전에도 힘쓸 것"



"어르신들이 더 행복하고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738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3%를 차지해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실버 산업은 물론 '웰 다잉(well-dying)'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최분이(51) 사회복지법인 보현행원 원장은 인생의 마무리 형태에 따라 전체 인생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지금 70~90대 어르신들은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등 고달프고 배고픈 시대를 살아오신 분들이다. 험난했던 삶이었겠지만 인생의 마지막 시점이 행복하고 따뜻하다면 '내 인생, 참 괜찮았다'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23년째 보현행원노인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김해에서는 처음으로 요양원을 시작한 노인복지 전문가다. 최 원장이 노인복지의 길로 접어든 것은 20대 초반의 일이었다.
 
"마음을 내려놓고 욕심을 버리는 공부를 했습니다. 배운 것을 실천해보자는 마음으로 복지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결혼 후 불교 공부를 하던 최 원장 부부는 부모로부터 받은 유산을 사회로 돌리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복지시설을 짓고 싶다'는 젊은 부부의 말에 국비 횡령, 비리 등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던 중 최 원장 부부는 "양로원 할머니들이 더 나이가 들거나 아프면 갈 곳이 없다"는 한 경남도 공무원의 조언에 요양원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후 1년간 시설을 지을 땅을 보러 다니다가 자리를 잡은 곳이 지금의 시설이 들어서 있는 주촌면 양동리다. 사회복지법인으로 등록을 하면 국가에서 시설 건축비를 지원하지만, 최 원장은 개인 자산으로 이를 모두 해결하고 자신 역시 월급을 받는 원장이 됐다.
 
최 원장은 '선녀' 또는 '천사'로 요양원에서 불렸다. 지난 10여 년간 최 원장이 개량한복을 입고 생활했기 때문이다. 노인 기저귀 갈기, 목욕 서비스, 식사 준비 등 힘든 일도 서슴지 않고 항상 웃는 얼굴인 그의 모습 역시 별명과 딱 맞았다.
 
최 원장은 시설을 운영하면서도 공부를 계속 이어갔다. 특히 2008년부터 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으로 전문 경영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사회복지는 물론 경영 공부에도 나섰다. 최 원장은 배운 것을 토대로 7년째 매월 3차례에 걸쳐 스트레스 관리, 문제해결 논의, 웃음치료 등 직원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노인복지 전문가인 최 원장의 분야가 최근 확장됐다. 2017년부터 민관이 함께하는 자문기구인 김해시지역보장협의체에 허성곤 시장과 함께 민간 분야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3월에는 보건복지부 산하의 사회복지기구인 사회복지협의회의 신임회장을 맡게 됐다. 김해가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지로 선정되면서 최 원장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최 원장은 노인은 물론, 김해의 복지를 위해 지금까지 해왔듯이 진심을 다해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해 복지의 미래는 '아주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봉사자 등 자원이 많은만큼 이를 체계화하고 전문화해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복지는 특정 대상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와 연결된 일이다. 더 좋은 사회를 위해 많은 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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