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 아파트 매매거래가 급감하고 있다. 사진은 아파트로 가득한 창원시의 모습이다. 사진제공=창원시아카이브

정부 규제지역지정 이후 급냉
LTV 하향, 매수세 한풀 꺾여
의창·성산 거래량 거의 없어
마산·진해도 상승폭 감소



지난해 집값이 크게 올랐던 창원 부동산 시장이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달 정부가 창원 성산구·의창구를 부동산규제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달라졌지만, 지역 부동산업계는 정부의 규제에 학습이 된 터라 집값은 내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창원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0.20% 올랐다. 전주 4일(0.28%)에 비해 상승 폭이 조금 축소된 모습이다. 창원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23일 1%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0.88%→0.67%→0.64%→0.47%→0.35%→0.28%로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국토교통부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의창구를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23일 1.35% 최대 상승 이후, 지난 11일에는 0.21%로 내려 앉았다. 부동산거래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성산구도 지난해 같은 기간 1.98%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지난 11일엔 0.16%으로 매주 엄청난 상승 폭 축소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규제지역이 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50%~20%로 크게 하향돼 돈을 빌려 집을 사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이로 인해 매수세가 한풀 꺾이고, 부동산 거래량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 추세다. 여기에 부동산 수요가 적은 계절적 요인이 더해져 '거래절벽'이 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창원 지역 부동산업계에 만연하다.
 
실제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것도 확인된다.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의창구의 이달 17일까지 거래량은 13건이다. 아직 한 달이 지나지 않은 보름 거래량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2020년 전체 4438건의 월평균 369건에 절반에 한참 못미친다. 2006년 이후 통계중 가장 거래량이 적었던 해인 2018년 908건의 한 달 평균 75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성산구는 최강 한파를 맞고 있다. 이달 17일까지 거래량은 7건에 불과해 지난해 전체 6725건의 한달 평균인 560건과 비교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창원 의창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수 문의가 아예 없다"고 하소연했다. 성산구의 한 부동산중개소장은 "코로나19 재확산에다, 겨울이라서 그런지 손님 전화도 없고, 발길도 끊겼다"고 했다. 의창구의 다른 공인중개소장은 "집값은 못잡고 거래만 더 안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의창구·성산구 부동산규제지역 지정으로 몇주간 상승폭이 확대되던 마산과 진해구 역시 냉각되는 분위기다. 지난 11일 기준 한국부동산원의 매매가격이 마산합포구는 0.02%, 마산회원구는 0.26%, 진해구는 0.36%로 직전 전주보다 모두 상승폭이 줄었다. 마산지역의 한 중개사무소장은 "의창구, 성산구 규제 이후 문의가 조금 늘긴했는데 겨울인 이유도 있고, 지금은 조용하다"면서 "최근 이 지역 새아파트를 매수한 사람 중 일부는 불안해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시청근처의 부동산중개사무소장은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부동산규제로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매매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지방 서민들한테는 LTV 하향으로 대출없이 집을 사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 전에 대출받아 저가 매물을 사들인 사람과 달리, 지금 정부의 규제로 피해를 보는 건 오롯이 실수요자들"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거래는 없는데 호가가 내리지는 않고 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상승할 것이란 기대와 타 부동산규제지역에 대한 학습탓인지 호가는 내려가지 않고 그대로다"고 했다.
 
김해뉴스 전형철 기자 qw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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