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여왕 딸기가 이제 끝물이 되어간다. 겨울철부터 드문드문 먹어 왔던 딸기가 이제 날씨가 더워지면서 쉽게 무를 수 있는 계절이 왔다. 집에 와보니 딸기가 한 소쿠리 있다. 딸기는 오래 보관하지 못해서 빨리 먹어 치워야 하는데 딸기잼을 만들어서 오래 먹으려 한단다.

딸기는 단맛과 신맛이 잘 어우러져 새콤달콤한 맛이 있고 특히 향이 참 좋다. 과일 중에서도 딸기의 비타민C 함량은 선두를 다툰다. 딸기 100g 중에는 비타민C가 80mg 함유돼 있어 레몬의 두 배, 사과의 10배 정도 된다고 하니 항산화 기능의 대표 과일이라 할 수 있다.

식물의 꽃이나 과실 껍질 등에서 고운 빛깔을 가지는 성분이 안토시아닌인데, 주로 적색이나 청색, 자색 등의 빛깔이다. 장미과 식물인 딸기는 붉은 색이 진할수록 안토시아닌 색소가 더욱 풍부해진다. 이것은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물질로서 딸기(스트로베리), 블루베리, 라즈베리, 아사이베리, 크랜베리처럼 소위 베리류에 많은 색소이다.

얼마 전에 올해 2월까지 베트남에 수출된 한국 농산품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나 증가했다고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를 했는데 특히 딸기 수출이 지난해 보다 무려 450%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제껏 딸기를 먹어보지 못한 베트남인들에 딸기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열대 우림지역인 베트남에는 온갖 과일들이 많아서 우리가 수입해서 먹는 과일들이 참 많은데 딸기는 그곳에서는 생산되지 않는가 보다. 딸기는 섭씨 20도 이하의 냉량한 기후를 좋아하는 열매채소라 더운 남쪽나라의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망고를 처음 접했을 때처럼 생소한 과일임이 분명하다.

이제 한국의 딸기가 세계 딸기 수출국 5위의 위상을 갖고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지금의 딸기처럼 재배해서 먹은 역사는 짧다. 딸기는 1943년 삼랑진금융조합 이사인 송준생 씨가 일본에서 모종 10여 포기를 가져와 밀양의 삼랑진 일대에 심은 것이 시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쳐 1950년대를 지나서야 딸기 재배가 확산이 된 것이니 우리도 딸기를 먹은 역사가 그리 오래전의 일은 아닌듯하다.

전 세계적으로 살펴보아도 현재 우리가 먹는 달콤하고 큼직한 딸기 재배의 역사는 200여년 에 불과하다. 그 이전의 딸기들은 조그마한 데다 너무 떫고 시어서 식용이 아닌 감상을 위한 관상용이었다. 처음 관상용으로 정원에서 자랐던 딸기가 프랑스에서 재배된 후 유럽과 미국, 일본을 거쳐서 우리나라에도 전래된 것이다. 따라서 간혹 딸기의 효능을 강조하기위해 '명성황후가 입덧이 있을 때 딸기만 먹었다'라든지, '마흔 살이 넘은 명성황후의 피부가 너무나 고왔는데 이것이 딸기를 많이 먹은 덕분이다'라는 것은 팩트가 아니다.

누구나 산딸기는 한번 씩 먹어 보았을 것이다. 특히 김해지역의 산딸기는 생산량과 판매액에서도 현재 전국 1위로서 그 명성이 높다. 산딸기는 딸기와 같은 장미과로서 딸기의 재래종이자 조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기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큼지막한 딸기가 맛에 있어 더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약리적인 효과에 있어서는 산딸기가 딸기보다 우수하다고 말하고 싶다. 복분자라고 들어 보았을 것이다. 이것은 복분자딸기나 산딸기나무의 열매가 붉게 물들기 전에 덜 익은 상태의 열매를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그대로 쓰는 한약재이다.

이것을 먹으면 요강이나 항아리(분)가 힘찬 소변 줄기에 의해 뒤집어진다(복)는 얘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방약합편에서는 '복분자는 몽정, 유뇨, 다뇨증 등에 사용하며 여성들의 신경쇠약으로 인한 시력저하, 이명, 어지러움을 치료하는데 이용된다. 또한 안색을 밝게 하고 머리를 검게 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실제 동의보감에 있는 복분자의 낱말 뜻은 '소변으로 요강을 뒤집는다'가 아니라 복분자를 먹으면 신장 기능이 강화되어 빈뇨증을 낫게 하므로 '요강이 필요 없어서 엎어둔다'는 의미로 되어 있다. 당연히 체질적으로 비뇨생식기 계통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딸기와 산딸기는 많은 도움이 된다. 김해뉴스 /조병제 한의학·식품영양학 박사 부산 체담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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