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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아픔 넘어 희망 노래했던 시인, 신동엽문학의 향기 - 신동엽문학관
  • 수정 2018.08.07 16:31
  • 게재 2018.07.24 15:15
  • 호수 383
  • 15면
  • 정순형 선임기자(junsh@gimhaenews.co.kr)
▲ 부여가 자랑하는 3대 건축물의 하나로 꼽히는 신동엽문학관 전경.

 

부여에서 태어나 백제에 묻힌 시인
승효상이 부소산 옮겨놓은 문학관
마당의 '시의 깃발'은 설치예술
낙화암 바람에 '금강' 정신 담아


 

시대의 아픔을 넘어 희망을 노래했던 시인. 부여에서 태어나 금강을 노래하며 '껍데기는 가라'고 외쳤던 신동엽을 기념하는 문학관은 시인의 생가와 함께 있었다.

'백제의 혼’이 서린 정림사터 인근, 골목길에 자리 잡은 신동엽문학관. 시인이 태어나서 자라고 신혼살림을 차렸다는 생가 안채에는 청동 현판이 걸려있다.

"우리의 만남을/ 헛되이/ 흘려보내고 싶지 않다// 있었던 일을/ 늘 있는 일로 하고 싶은 마음이// 당신과 내가 처음 맺어진/ 이 자리를 새삼 꾸미는 뜻이라…"

시인을 먼저 떠나보낸 부인 인병선 여사가 쓴 시가 새겨진 청동판이다. '감옥으로부터 사색'을 쓴 신영복 전 성공회대 교수가 글씨를 쓰고, 부여 출신 서양화가 임옥상이 디자인한 현판이라고 했다. 한때 남의 손에 넘어갔던 시절도 있었지만 1985년에 인 여사가 다시 사들여 단장한 후 부여군에 기증한 집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생가 뒤편에는 시인 신동엽의 삶과 문학세계를 소개하는 문학관이 있다.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 지어니…."

'빈자의 미학'을 추구한다는 건축가 승효상이 시인 신동엽이 즐겨 찾았던 부소산의 이미지를 살려서 설계한 공간으로 부여가 자랑하는 3대 건축물의 하나로 꼽히는 예술작품이라는 보충설명이 이어진다. 1층 전시실로 들어가면 맨 앞줄에 시인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는 글이 적혀 있다.
 

▲ 시인의 모습을 담은 ‘판화’.
▲ 서양화가 임옥상이 선 보인 '시의 깃발'.


"내 인생을 시로 장식해 봤으면/ 내 인생을 사랑으로 채워봤으면/ 내 인생을 혁명으로 불 질러 봤으면// 세월은 흐른다./ 그렇다고 서둘고 싶진 않다…."

부조리한 현실에 맞섰던 참여시인 신동엽이었지만, 마냥 서둘지 않고 때를 기다릴 줄 알았던 지식인의 면모가 돋보인다.

전시실 벽면에는 시인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짙은 눈썹에 코 선이 단아했던 시인의 맏딸인 화가 신정섭이 그린 초상화라고 했다. 초상화 옆으로는 시인 신동엽이 살다간 발자취를 보여주는 연보가 이어진다.
 

▲ 돌담에 기와가 정겨운 신동엽 생가(왼쪽)와 시인이 신혼 살림을 차렸던 방.


일제강점기인 1930년 부여에서 태어나 전주사범학교에 진학했지만, 당시 이승만 정권이 친일파 청산에 소극적인 것에 항의하는 동맹 휴학을 주도하다 퇴학당한 경력이 인상적이다. 그 직후에 터진 6·25 전쟁 때는 부여를 점령했던 인민군의 요구로 민족청년단 선전부장을 맡았다가, 전세가 뒤바뀌면서 국민방위군에 징집돼 추위와 굶주림으로 간디스토마에 걸려 고비를 넘긴 사연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이후 4·19의거 때는 '학생 혁명 시집'을 집필하는 등 역사의 현장에 온몸으로 뛰어드는 열정을 보인 경험이 훗날 신동엽이 참여시인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밑거름이 되었다는 해설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 전시실에 걸린 신동엽 연보.

연보 옆에는 시인의 대표작 '껍데기는 가라’의 전문이 적혀 있다.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가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최근 한반도 비핵화에 따른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등에 진행하고 있는 현실을 앞서 예측한 것일까.

문학관 출구 마당에는 시인의 작품들이 '깃발처럼 나부끼는' 장관이 펼쳐진다. 서양화가 임옥상이 신동엽의 대표작들을 스테인리스 철강에 새긴 '설치 예술'이라고 했다. "우리말이 창공에 우뚝 서는 모습을 꿈꾸어 왔다"는 임옥상이 시인의 노래를 공중에 매달았다는 '시의 깃발'. 낙화암을 스쳐오는 강바람을 따라 '금강'을 노래했던 '시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금강,
옛부터 이곳은 모여
썩는 곳,
망하고, 대신
정신을 남기는 곳


김해뉴스 /부여=정순형 선임기자 junsh@


*찾아가는 길
충남 부여군 부여읍 신동엽길 12.
△ 남해고속도로(88㎞)를 타고 가다 통영·대전고속도로(87㎞)로 갈아탄 후 익산·포항고속도로(62㎞)로 옮겨타면 도착한다. 약 3시간 20분 소요.

*관람 시간
① 오전 9시~오후 6시.
② 매주 월요일(공휴일엔 그다음 날)과 매년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엔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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