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문인과 작품 아우르는 문학관이 지향점
시민 여론이 구체적인 사업으로 열매 맺어야

 

김해문학관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인구 6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둔 '가야 왕도' 김해에 문학관이 없다는 것은 김해 시민의 자존심에 관한 문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김해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시인, 소설가를 비롯한 문인들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면서 지역 문화의 뿌리를 재확인하는 공간의 필요성에 대해 김병오 김해시청 문화예술 과장을 만나 대화를 나누어 봤다.

- 이제는 김해도 문학관을 가져야 할 때가 되었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동감한다. 그동안 김해는 물질적인 측면에서만 성장해온 측면이 강하다. 이제는 정신문화를 중심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문학과 예술 분야에도 눈을 돌릴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 김해문학관 건립 계획이 마련되어 있나.
"수년 전 김해 출신 소설가 김원일을 기념하는 문학관을 건립하자는 논의가 지역 문인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적이 있지만, 지금은 중단된 상태다."

- 그 이유는 무엇인가.
"지역 문인들 사이에서 거창양민학살사건을 다룬 소설 '겨울 골짜기'를 비롯해서 작가 김원일이 분단 문제를 다룬 시각에 대한 논란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살아 있는 작가를 기념하는 문학관을 짓는 것이 옳으냐는 의견도 있었다. 게다가 작가의 부친이 8·15 광복 직후에 월북한 사실 등에 대한 논란 등도 논의 중단에 큰 몫을 했다고 들었다. 결론적으로 지역 문인들 사이에서부터 의견수렴이 안 됐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 김해를 배경으로 탄생한 작품을 기념하는 문학관을 조성하는 방안도 있지 않은가. 전남 보성에 있는 '태백산맥문학관'처럼….
"최인호가 금관가야의 역사를 다룬 소설, '제4 제국'을 말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제4 제국'은 TV 드라마로 방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원작인 소설은 그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지 했다. 판매 부수가 600만 권을 넘어서서 전 국민의 애독서가 된 태백산맥과 비교하기엔 다소 무리한 측면이 있다.”

- 김해에 연고가 있는 문학인과 작품을 모두 아우르는 문학관을 건립하는 방안도 있을 것 같다.
"옳은 말이다. 그런 방향으로 김해문학관을 건립하려면 지역 문학인들을 비롯한 각종 문화·예술 단체들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문학관이 소개할 작가와 작품 범주 등에 대한 견해가 다양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 문화계와 충분한 대화를 거치면서 의견을 수렴한 후에 공개적인 토론 마당을 마련하는 등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 그런 논의들은 예산을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 김해문학관을 지으려면 최소한 2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필요하다. 이를 신청하려면 구체적인 추진 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현실은 몇몇 문인들 사이에서 그 필요성이 거론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런 논의가 씨가 되어 시민 사회의 여론으로 뿌리를 내린 후 구체적인 사업으로 열매를 맺는 것이 문학관 건립 사업이다."

- 현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김해 지역 문학인을 중심으로 문학관 건립사업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제기하면서 구체적인 논의를 넓혀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지역 언론과 시민 사회 단체 등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김해뉴스 /정순형 선임기자 junsh@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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