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뉴스 독자위원·사회적협동조합 김해문화네트워크 이사장

오래전부터 보고 싶었던 공연도 많고, 듣고 싶었던 강연도 많았지만 주로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어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일들이 많았었다.
 
왜 우리 지역에서는 이런 공연이나 강연들이 열리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부러워하다가 "그냥 내가 시작해 보자"는 마음에 시작한 일이 지금까지 이어 오고 있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는 젊은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앞으로만 달리다 보니 외형적인 성장과 결과는 있지만, 좀 더 알맹이 있고 디테일한 부분을 챙겨보지 못하는 서투름의 연속이었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 맨땅에 헤딩하는 일을 수없이 반복했다. 어쩌면 실패라면 실패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실패로 여기기보다는 다시 도전하여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조금 더 앞서 있었다.
 
그렇게 조금씩 경험이 쌓이고, 관계가 쌓이고, 생각이 넓어졌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본질이고 양보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 많은 일들이 내려놓아 졌다. 몰랐던 것이다. 그저 내 생각의 한계에 갇혀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열심히 달렸던 것 같다. 물론 얻은 것도 많고, 이 일들을 통해 주변에 끼친 영향력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실제 그러한 피드백들도 많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굳이 남은 것들을 돌아보면 조금은 허무하다. 언제나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 않았을까? 늘 유동적일 수 있는 일이지 않았을까? 정말 필요한 일들이었을까? 
 
문제의 핵심은 함께 하지 못함이었다. 늘 무언가를 혼자 해결해야 하는 환경에 놓여있는 바람에 함께 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심지어 오랜 신앙생활의 경험 가운데도 그러한 함께 함에 한계가 분명히 있었다. 
 
지역의 많은 이들이 '함께'가 없는 현실을 살아가면서 미래를 꿈꾸는 것 같다. 하지만 함께하지 못하면 결국 하다가 지치고 쓰러지면 중단될 일들이다. 소통이 없는 가운데서 협연의 기술을 외치고,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를 가르치고, 외면당하는 일들에 내공을 전수하는 일이 지금은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된다.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 도시재생사업, 사회적경제조직을 활성화하기 위한 가장 핵심 키워드는 '지속 가능성'이라 생각된다. 이것들이 지금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가 아니라,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들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 것인가이다. 그래서 또다시 회자되는 것은 '사람'이다. 결국 이 모든 일들의 중심에 사람이 있다.
 
그 사람들이 더욱 건강한 사고로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 미래를 위해 에너지를 나눌 수 있는 것이 지속가능성의 핵심이다.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고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주변에 귀 기울이는 일들이 필요하다. 
 
필요가 없으면 공급도 따라 올 수 없다. 끊임없이 필요를 호소하고 스스로 만들어내는 노력이 지역을 발전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 항상 아쉬운 것은 김해에 건강한 시민단체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지금 김해의 수준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뒤로 들리는 하소연들은 많다. 그런만큼 김해시민들이 조금 더 용기를 내어주면 좋겠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상황이 바뀐 만큼 김해시민의 용기는 기회가 될 것을 확신한다. 다들 먹고사는 일에 힘들고 바쁠 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지금 세대들이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이제는 조금 더 수준 있게 현실의 고민을 넘어 미래를 준비하고, 다음세대들을 위한 위대한 유산을 남겨줄 수 있는 한 차원 질 높은 시민의식이 시작될 수 있기를 바라고 응원해본다. 용기있는 김해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갈 위대한 유산! 참 멋진 일이 지금부터 시작될 수 있기를.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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