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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는 소리 들어보개"너는 내 운명
  • 수정 2019.04.09 17:53
  • 게재 2019.04.02 15:43
  • 호수 416
  • 14면
  • 이현동 기자(hdlee@gimhaenews.co.kr)
▲ 유튜브 ‘손일권’ 채널의 주인공 ‘국화’(왼쪽)와 ‘매화’가 구독자의 요청으로 촬영된 먹방 ASMR 영상에서 사료를 먹고 있다. 사진제공=유튜브 손일권 채널


반려동물 ASMR 콘텐츠 인기
시각·청각, 심리적 쾌감 요인
동물 키우고픈 욕구 대리만족



사람의 먹방이 인기를 끄는 시대를 지나 이젠 반려동물의 먹방·ASMR까지도 인터넷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김해 생림면에 거주하는 직장인 조 모(28) 씨는 식사하거나 먹고 싶은 음식이 있을 때면 아프리카tv·유튜브 등을 통해 '먹방 ASMR'(먹는 방송,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자율 감각 쾌락 반응)을 자주 본다.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거나 그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안정감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최근에는 '동물 ASMR'에 빠졌다. 이는 반려동물이 음식을 씹는 소리나 고양이가 낮게 반복적으로 우는 소리를 성능 좋은 녹음기로 녹음해 들려주는 방식이다. 직접 반려견을 키우고 있기도 한 조 씨는 "잠이 안 올 때 들어도 효과가 좋다"며 관련 영상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ASMR이란 영상과 소리를 통해 뇌를 자극해 심리적 위안이나 안정감을 주는 콘텐츠다. 약 3~4년 전부터 유튜브 내에서 하나의 확실한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보통은 책장 넘기는 소리,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 등 가까운 일상 속에서 편하게 들어볼 수 있는 소음이 대표적이다. 과자·치킨·튀김 등 식감이 좋은 음식을 먹을 때 나는 소리나 '슬라임' 장난감을 주무를 때 나는 소리도 ASMR의 소재가 된다.
 
최근에는 이 콘텐츠의 영역이 반려동물이 내는 소리로까지 확장됐다. 반려견이 사료·간식·고기 등을 먹는 소리를 녹음하거나 고양이가 '골골송'(고양이가 안정감을 느낄 때 낮고 반복적으로 우는 소리)을 부르는 것을 녹음해 콘텐츠로 활용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특히 반려묘를 키우길 원하는 많은 사람이 고양이 ASMR을 들으며 '랜선 집사'가 된 기분을 느낀다고 말한다.
 
기존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동물 ASMR은 '킬러 콘텐츠'로 통한다. 반려동물의 외모까지 귀엽다면 시각·청각적 효과가 시너지를 일으켜 엄청난 조회수가 보장된다. 대표적으로 '시바견 팝콘 먹방', '사모예드 과일 먹방' 등이 있다. 국내 한 유튜버가 올린 '미니피그 먹방'은 일반적인 반려동물이 아닌 돼지의 먹방 ASMR이라는 신선함으로 화제가 돼 10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동물의 ASMR은 무엇보다도 청각적인 쾌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반려인에게는 다른 반려동물에게서 들을 수 있는 편안하고 기분 좋은 소리로, 비(非)반려인에게는 신선한 자극으로 와닿는다.
 
오감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충족감도 반려동물 ASMR의 인기에 힘을 보탰다. 개인사정상 반려동물을 키우기 힘들거나 '펫로스 증후군'을 앓는 사람의 경우 반려동물의 ASMR이 대리만족감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구독자들은 유튜버에게 반려동물 ASMR을 직접 요청하기도 한다. 김해 삼계동서 반려견 '국화'와 '매화'를 키우며 유튜브 '손일권' 채널을 운영하는 손일권 씨는 "잠을 잘 때 들을 수 있도록 국화·매화의 ASMR을 올려달라는 구독자의 요청을 받고 먹방 ASMR을 올린 적이 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에는 구독자들이 '밥을 참 맛있게 먹는다', '사료 먹는 소리가 듣기 좋다', '눈과 귀가 동시에 즐겁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손 씨는 "섣불리 반려동물을 키우면 안 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에 ASMR이 동물을 키우고자 하는 욕구를 대체하기도 한다"며 "반려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행복과 만족감이 상당하기 때문에 대리만족을 느끼기 위해 ASMR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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