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칭개

성 윤 자

털실로 만든 방석같이
삼월의 지칭개 온 팔 펼치고 
태양을 반기며 꽃마중 한다

이름이 있어도 이름이 없는 듯
아무것도 부러울 것 없는 모습
묵정밭 질펀한 곳인들 어떠하리 

가진 것에 감사하며
초여름부터 찬 서리 내릴 때까지
하늘 향해 보랏빛 손을 흔든다


<작가노트>

오랜 친구 같은 봄나물

새봄의 손님 같이 온 들의 지칭개는 땅에 납작 붙어 넓게 펼치는 잎 모양이 마치 털실로 뜨개질하여 만든 방석 같다.

나 어릴 적 봄이 되면 나물 캐는 어머니를 따라 들로 산으로 다니며 봄나물 이야기를 들었다. 그중에 봄에 일찍 돋아나는 지칭개는 이름도 다양하였다. 시칭구, 츠츰개, 지치광이라고 하였는데, 특히 지칭개의 보랏빛 꽃 모양이 엉겅퀴를 닮았지만 몸에 가시가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셨다. 또한 지칭개는 요리로 사용함은 물론, 약초로도 쓰인다고 하셨다.

비록 지칭개는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식물은 아니지만, 나의 오랜 친구와 같은 추억의 봄나물 중 하나이다. 김해뉴스
 

▲ 성윤자 시인




·'한맥문학' 시, '문학도시' 소설, '부산크리스천문학' 수필 당선
·시집  '쑥부쟁이꽃' 외 3권
·결혼이민자 한국어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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