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성정밀 박희망 대표가 자신의 회고록 ‘박희망, 오늘 나를 쓴다’를 소개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경민 기자

 

 경영 50년사 담은 회고록 출간
 고난 극복·성공 이룬 삶 '귀감'
“고생도 즐길 줄 알아야” 조언



반세기 동안 한 분야만을 고집해온 김해 기업인이 최근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회고록을 출간했다. 기계부품 생산업체의 대표로 걸어온 지난 50년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책에 담겼다. 숱한 역경을 뚫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성공을 일궈 낸 그의 모습은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김해 상동에 자리한 ㈜남성정밀 박희망(72) 대표는 지난달 말 세 번째 저서 '박희망, 오늘 나를 쓴다'를 펴냈다. 어려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을 위해 쓴 글이다. 박 대표는 밝은 목소리로 "한국의 경제 삼국지"라며 책을 내밀었다. 그의 얼굴 위로 뿌듯함이 스쳐지나갔다.
 
박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지 올해로 꼭 50주년을 맞는다. 오랜 시간 회사를 운영하며 갖은 풍파를 겪어왔다. 그 때마다 어떻게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지금까지 기업을 성장시켜 왔는지를 창업을 앞둔 청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이 책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책은 박 대표가 경남 남해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 영도의 한 공장에 취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7세 때 부친을 여의고 경제적으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진학 대신 일을 택해야 했던 그는 입사 후 6개월 만에 손가락을 심하게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박 대표는 "다행히 봉합수술이 잘됐다. 흉터와 통증은 남았지만 외형상 장애는 남지 않았다. 감사한 일이다. 그날 이후 기계를 만질 때면 각별히 조심해 다시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덕분에 큰 교훈을 얻은 셈"이라며 특유의 긍정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오늘날 박 대표를 성공으로 이끈 원동력은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늘 감사하는 습관이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순간조차 그는 남을 탓하지 않았다. 한 번은 박 대표가 물품대금을 떼이고 감정적인 싸움에 휘말려 구속이 됐을 때다. 담당변호사는 구속을 막지 못해 미안하다며 그에게 사과를 했지만, 그는 도리어 변호사를 위로했다.
 
박 대표는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 그러나 변호사도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원래 잘 되는 일은 쉽고 잘 안 되는 일은 어렵다. 잘 안 되는 일을 잘되게 하려고 했으니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그동안 애써주셔서 감사하다며 심정을 전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다음날 밤 11시 그는 기적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갑자기 석방 결정이 났다는 것이다. 박 대표의 위로에 크게 감동한 담당변호사가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구속적부심사를 신청한 결과였다.
 
박 대표는 일을 병행하며 야간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가 처음 회사를 세운 것은 고3 겨울방학 때였다. 부산 충무동에 15평 규모의 공장을 열고 직원 3명을 고용했다. 이름은 '남성공업사'라고 붙였다. 이후 외환위기와 사기소송, 세무조사 등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죽을힘을 다해 버텨냈다.
 
현재 박 대표는 국내에서 ㈜남성정밀을, 중국에서 중국천성벌업 유한공사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직원이 100여명, 중국공장의 직원은 200~300명에 달한다. 그의 회사에서 생산하는 볼밸브, 관이음쇠는 국내 최고 수준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점유율이 전 세계 시장의 60%에 달한다.
 
늘 배움에 목말랐던 그는 기업을 경영하며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과 행정대학원 ACAD과정을 수료했다. 지난해에는 인제대에서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도 받았다.
 
박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도 배움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그는 "항상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 나는 각국 주요기업의 대표들이 낸 책을 읽고 어떻게 일을 일구었는지를 연구했다. 공감하는 부분은 기록해 두고 수시로 가슴에 새겼다. 또 사업을 하려면 고생을 즐길 줄 알아야한다. 남들보다 두 배 이상은 노력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그러면 무슨 일이든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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