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은주 씨의 아들 강민세(13) 군이 보리와 함께 카메라를 보며 활짝 웃고 있다. 이현동 기자


‘보리’ 키우는 문은주 씨 가족
“주인 계속 바뀌어 입양 결심
 아이 돌보듯 보리 책임질 것”



"보리는 불가피하게 주인이 여러 번 바뀌는 상황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니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보리가 지금껏 우리 가족들에게 너무 큰 행복과 위로를 가져다줬기 때문에 끝까지 책임져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김해시 삼계동 화정초등학교에 교사로 재직 중인 문은주 씨. 문 씨의 아들 강민세(13) 군 등 가족들은 지난 1월부터 '보리'(6살·암컷·말티즈)라는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 보리는 문 씨의 여동생이 키우던 반려견이었다.
 
"여동생이 아이를 갖기 전, 투병 생활도 하는 등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런 시기에 보리가 옆에서 마음을 채워주는 동반자 역할을 잘 해줬죠. 하지만 출산 이후 아이의 호흡기 쪽이 약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보리를 계속 키울 수가 없게 됐죠. 이후 친인척과 지인 등이 보리를 보살폈지만 다들 얼마 못 가 '사정이 생겨 못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주인이 계속 바뀌니 보리 입장에서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제가 보리를 책임지기로 마음 먹었죠."
 

▲ 보리(6살·암컷·말티즈).

보리를 측은히 여기는 마음에 일단 데려오긴 했지만, 반려동물을 한 번도 키워본 경험도 없었던 터라 걱정이 앞섰던 문 씨였다. 하지만 그는 평소 애교도 많고 퇴근 후 귀가하면 유일하게 현관에서부터 자신을 반겨주는 보리를 보며 "이래서 반려동물을 키우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반려인들의 마음이 이해됐다고 한다.
 
그는 "보리가 아이들 정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그의 아들 강 군도 "보리랑 노는 게 너무 즐거워요. 제가 보리랑 제일 친해요"라며 활짝 웃어 보였다.
 
보리가 피부가 약해 잔병치레가 많은 것이 걱정이라는 문 씨는 "보리는 자주 씻겨주고 소독약도 발라줘야 하는 등 다른 강아지보다 위생 관리를 더 신경 써줘야 한다"며 반려견을 키우는 것이 보통의 애정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절감했다고 한다. 이어 "요즘같이 사람 살기도 바쁜 시대에 반려동물에 헌신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내 동생이 힘들어할 때 보리가 옆을 지켜줬듯 이제는 우리 가족이 보리를 지켜주고 싶다. 나도 내 아이 돌보듯이 보리를 챙기고 끝까지 책임질 것"이라며 바람을 드러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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