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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가슴으로 동심 노래한 작가 이주홍문학의 향기 - 이주홍어린이문학관
  • 수정 2019.04.16 16:44
  • 게재 2019.04.09 15:58
  • 호수 417
  • 11면
  • 정순형 선임기자(junsh@gimhaenews.co.kr)
▲ 합천댐 인근에 자리 잡은 이주홍 어린이문학관 전경.

 
우리나라 근·현대를 대표하는 아동문학가. 동화와 동시에서 출발한 시인이자 소설가에서 희곡 작가와 연극 연출자, 작곡가, 삽화가 등 여러 방면에 걸쳐 뛰어난 업적을 남겼던 향파 이주홍을 기념하는 이주홍어린이문학관은 경남 합천의 조그만 농촌 마을에 자리 잡고 있었다.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봄볕을 맞으며 찾아간 이주홍어린이문학관 앞마당에는 굵은 뿔테 안경을 쓴 시인이 어린 소녀에게 동화책을 책을 읽어주던 모습을 한 구릿빛 동상이 있다. 바로 그 동상 뒤편을 병풍처럼 둘러싼 문학비에 새겨진 동시 '감꽃'.   
 
"말갛게 쓸어 놓은/ 골목길 위에/ 감꽃이 떨어졌다/ 하나 둘 셋// 감꽃은 장난감의/ 황금 목걸이/ 실에 꿰어 목에 거는/ 자랑 목걸이// 어디서 자박자박/ 소리 나잖니/ 훈아야가 오기 전에/ 어서 줍자 얘"
 

문학비에 새겨진 동시 '감꽃'
어린이 눈높이로 바라본 세상

동시·동화 희곡 등 다방면 업적
방정환·마해송과 아동문학 이끌어



황토벽이 초가와 어우러진 시인의 생가 옆 우뚝 선 이주홍어린이문학관의 첫인상이 따사롭게 느껴진다. 콘크리트 건물을 붉은 벽돌로 단장한 문학관으로 들어가면 1층 복도에 울긋불긋한 색종이가 단풍잎처럼 걸려 있는 삼행시 코너가 있다. 문학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고사리손으로 삼행시를 적은 색종이를 매달아 놓은 설치 예술이라했다.
 
1층 전시실로 들어가면 일제강점기 방정환, 마해송, 윤석중 등과 함께 우리나라 아동 문학을 개척했던 향파 이주홍의 살다간 발자취와 문학세계를 소개하는 공간이 펼쳐진다.
 

▲ 문학관 1층에 꾸며진 아동문학 전시실.
▲ 생가 마당에 담벽처럼 세워진 문학비.

헤이그 밀사사건이 터지기 한해 전인 1906년, 합천에서 소농의 아들로 태어난 이주홍은 열네 살 때 서울로 올라가 한성학교를 다닌다. 이후 열여덟 살 때 일본으로 건너가 아르바이트로 인력거를 끌면서 도쿄 정칙영어학교를 다니면서 민족의식을 키운다. 스물여덟 살 때 좌파 문인들의 모임인 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의 아동문학 기관지인 '별나라'의 편집에 참여하다 일본 경찰에 쫓기는 몸이 되어 합천경찰서에 갇힌 몸으로 8·15광복을 맞았다는 사연이 흥미롭다. 하지만 좌우 이념대립이 극심하던 1947년, 이주홍은 좌파 문인들과 결별하고 부산으로 내려와 수산대학교(현 부경대학교) 교수로 활동하다 1987년 년에 세상을 떠났다는 사연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전시실 안쪽에는 이주홍이 고향, 합천을 노래한 '시'가 걸려 있다.
 
"덩~ 덩~/ 가야산 숲에서/ 들려오는 종소리// 탁~ 탁~/ 가야선 숲에서/ 들려오는 목탁소리(중략)// 낙동강의 잔가닥/ 남정강을 끼고/ 아득히 누운/ 푸른 들판엔/ 황새들도 많아라"   

▲ 집필에 몰두하던 향파 이주홍.

고향 사랑이 남달랐던 시인에 대한 배려 차원이었을까.
 
전시실을 나오면 이주홍의 작품을 옮겨 적는 필사 공간이 있다. 시인의 순수한 마음을 떠올리며 천천히 따라 써보라는 안내문. 
 
"아이들에 둘러싸인/ 놀이터의 병아리 떼/ 삐약 삐약 삐약 삐약/ 엄마를 찾고 있나// 노오란 부리들로/ 모래를 쪼며/ 삐약 삐약 우는 사이/ 해가 저문다"
 
가슴이 차분해지는 명상효과. 이처럼 해맑은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던 이주홍이 한때는 열렬한 좌파문인이었다니…. "이십 대에 좌파가 아니라면 가슴이 없는 사람이고, 사십 대까지 좌파에 머문다면 머리가 없는 사람"이라는 속설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바로 그런 이주홍의 가슴 속에서 숨겨진 정서가 훗날에 발표한 동화 '메아리'에서 드러난 것일지도 모른다.
 
"돌이에게는 단 하나 사람의 말소리로서 대해주는 동무가 있었다. 그것은 '메아리'였다. '오'하고 목을 뽑아 외쳐보면, 산 저쪽에서도 '오'하고 대답을 해 준다"  
 
김해뉴스 합천=정순형 선임기자 junsh@gimhaenews.co.kr   


*찾아가는 길
△ 경남 합천군 용주면 합천호수로 828~7.
△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의령대로로 옮겨
탄 후 합천대로를 이용하면 된다.
약 1시간 40분 소요.

*관람 안내
① 오전 9시~오후 6시. (11월~2월은 오후 5시 마감)
② 매주 월요일(공휴일이면 그 다음날)과 1월 1일, 추석과 설날 당일은 휴관.
055-933-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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