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반천을 흐르다

하성자

신명마을 앞 해반천 따라

여름이 이글이글 흐르고 있었다

물방개, 장구벌레, 개구리 알들을

음각하는 햇살로 산란하는 물빛은

개망초 꽃 사이로 나래 길 내는 벌들과

그 길 비켜서 제 길 펴는 바람의 맘씨로

하루살이 떼 지천인 하수구를 거슬러

사는 냄새 깊숙한 폐허의 집에 닿는다

애당초 발치에도 못 닿을 유전자로

납작한 민낯이 후끈 서러운 질경이의

온 힘 다해 버티는 허기진 뿌리에게

개구리밥 담송담송 핀 징검다리 소식과

포올짝 건너오는 해맑은 아이들 소리로

길마다 길로 이어진 이야기를 유전하는

신명마을 앞 해반천 따라

여름이 이글이글 흐르고 있었다


<작가 노트> 

“해반천에 희망을 띄운다”

해반천을 끼고 때론 삶의 따가움 속에서 개구리밥 같은 희망을 송송 띄우는 사람들,
아이들 소리가 어느 적 부모님 고단함 말끔히 씻겼던 소리인 듯 신명난다.
시민의 어려움을 위로하려는 의지로 희망 징검다리같은 시의원이고 싶다.
내 시가 된 모든 것들에 감사를 드린다.

 

▲ 하성자 시인

 ·2009년 한비문학 시·수필 부문 등단 /·2011년 한비문학상 수상
 ·2017년 대한민국 현대 대표 서정시 문학상 수상
 ·김해시의원, 한국시낭송치유협회 김해지부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인과 사색 동인
 ·독서에세이집 '내가 만난 책', 시집 '자리잡은 만큼의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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