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혜 씨의 가족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 씨, 남편, 아들. 가운데는 반려묘 '사리'.


반려묘 ‘사리’ 키우는 이지혜 씨
질병 위험에 주위서 만류하기도
오히려 시간 갈수록 행복 더해져

 

▲ 사리가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김해시 삼정동에 거주중인 이지혜(24) 씨는 슬하에 1살배기 아들을 두고 있는 초보 엄마다. 그런데 이 씨는 "아들을 낳기 전 먼저 입양해 온 딸이 있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바로 반려묘 '사리'(2살·암컷·페르시안 친칠라)를 두고 하는 말이다.
 
서울 출신의 이 씨가 부산 출신의 3살 연상 남편과 화촉을 밝혔던 재작년 6월, 그는 결혼과 동시에 지방에 내려와 타지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친구도, 지인도 없던 이 씨가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의 외로움은 커져갔다. 
 
그런 아내를 지켜보던 남편이 "반려동물을 키워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고 같은 해 9월께 가정분양을 통해 고양이 '사리'를 데려오게 됐다. 
 
이 씨는 "당시 아이를 임신 중이었는데 반려묘를 분양받는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이 만류했다"고 말했다. 임산부가 고양이를 키우면 '톡소플라즈마'라는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톡소플라즈마'는 주로 반려묘의 대변을 매개로 전염돼 기형·유산까지 유발할 수 있는 질병이다. 이 질병이 임산부에게 전염될 확률은 극히 적고 국내 감염 사례도 전혀 없다. 하지만 '임신 중 고양이를 키우면 안 된다'는 인식이 일반적으로 널리 퍼져있다.
 
그는 사리를 버리거나 입양 보내지 않고 임신 기간 중에도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이듬해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 이 씨의 아들과 사리가 눈싸움을 하고 있다.
▲ 카메라를 응시하는 사리. 인형들과 구분하기가 힘들다.

이 씨는 "심지어 내게 사리를 버리라고 한 사람도 있었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임신·출산계획이 있는 가정에서 고양이를 실제로 버리거나 입양 보내기도 한다. 유기묘 개체 수가 증가하는 원인 중에 하나"라며 "반려묘를 쉽게 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김해까지 와 타지생활을 하는 이 씨에게 사리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이자 가족이다. 최근엔 아이가 쑥쑥 커 사리와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며 행복이 더해졌다고 한다.
 
이 씨는 "어린아이가 있는데 반려묘를 키우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사리는 오히려 아이의 정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사리가 지금처럼만 건강하게 우리 가족과 오래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