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돈 김해뉴스 독자위원·김해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

찬란한 옛 가야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우리 고장 김해에서는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개최됐다. 이 행사는 가야의 거리와 김해문화의 전당을 중심으로 펼쳐졌으며 출판사 북 페어 행사, 이동책방. 도란도란 독서대회, 작가강연회, 독서토론회 등 다채로운 독서 행사가 열려 '책 읽는 도시 김해'의 자긍심을 높여줬다. 청소년과 시민들이 독서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는 마중물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좋은 책을 읽는 것은 몇 세기의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라는 철학자 데카르트의 명언은 우리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7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일반 도서를 한 권이라도 읽은 사람의 비율은 성인 59.9%, 학생 91.7%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조사 때와 비교해 성인은 5.4%포인트, 학생은 3.2%포인트 감소한 수치이며 독서률은 1994년 처음 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독서량에 대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성인의 비율은 2011년 74.5%에서 2013년 67.0%, 2015년 64.9%, 2017년 59.6%로 지속해서 감소해 독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되고 있다.

독서의 장애 요인으로 성인들은 과도한 업무,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의 공부를 들고 있다. 그러나 TV시청과 스마트폰 사용에 무려 4시간 이상을 보내고 있어 '시간이 없어서 일 년에 책 한권도 읽기 어렵다'는 하소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요즘 버스나 기차를 타보면 책 대신 핸드폰을 보는 사람이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단골로 찾아가는 우리 동네의 서점 주인은 몇 년 전부터 "문제집을 찾는 학생들이 주요 고객으로 성인들이 책을 사가는 일은 극히 드물다. 이제는 이 일도 접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시대의 변화에 빨리 적응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면서도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점 주인을 보면서 연민의 정과 함께 언젠가는 서점을 찾아오는 사람이 늘어나겠지, 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 보기도 한다. 독서의 생활화를 위해서 동네 서점을 살릴 수 있는 정책에 대하여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자녀를 데리고 동네 서점 구경을 가는 것도 하나의 자녀 교육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독서는 건물을 지을 때 기본이 되는 거푸집이라고 생각한다. 건물을 지으려면 콘크리트가 굳도록 건물 모양의 틀인 거푸집을 만들어 거기에 콘크리트를 부어 굳도록 한다. 콘크리트는 굳고 나면 거푸집은 필요가 없다. 수시로 책을 읽고 동감하는 가운데 지혜가 언어와 행동에 배여 있음을 스스로 발견하게 된다. 독서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인류 역사를 이끌어 간 위인들의 지혜와 경험을 배울 수 있으며 인물의 심리 상태와 행동을 통해 상상력과 표현력을 기를 수 있다. 또 나와 다른 생각이나 의견에 대하여 비판하는 능력과 통찰력을 키울 수 있다.

이제는 단순한 지식의 시대가 아니라 융합의 시대이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많은 책을 읽고 독서 토론을 통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독서는 습관화를 하느냐 못하느냐가 중요한 과제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라는 말은 무수한 반복을 통해 창조의 역량을 갖게 된다는 의미를 암시한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도 훌륭한 위인들의 삶과 생각 또는 태도를 모방하는 가운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다. 꾸준한 모방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키우고 생활에 맞는 지혜를 차곡차곡 쌓아가야 갈 때 독서에 대한 즐거움이 생겨나게 되고 독서 습관이 생기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의 미래는 급격한 변화의 시대로서 지식이 아닌 지혜가 필요한 시대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앞으로 인공지능(AI)에 일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독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지역사회는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 환경을 조성하고 학부모는 자기 계발과 자녀 교육을 위해 학생은 지식과 감성을 기르고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독서하는 힘을 쌓아 나가야 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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