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서 1999년 2월 22일 '학교 Ⅰ' 이라는 타이틀로 시작되어 계속해 오던 '학교 드라마 시리즈'가 올해는 이라는 타이틀로 방영되어 얼마 전 종영되었다. '학교 드라마 시리즈'는 학교폭력 예방 차원에서 만들어진 드라마였지만 의외로 큰 인기를 얻고 연장이 되다가 '시즌 4'까지 방영된 후 '학교'라는 타이
일전에 어떤 모임에서 약국을 하는 지인 한 분이 요즈음 한의대의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된 원인에 대해서, 그 지인의 이야기로는, 관건은 질병의 표준화와 약의 규격화인데 결국 그 한계에 부닥쳤다는 것이다. 같은 질병을 두고 처방이 한의사마다 들쭉날쭉이고, 약도 정확한 성분추출이 기본인데 약재를 그대로 쓰는 바람에 불순물이 많이 들어가 효
어린 시절, 1년 중 최고의 날은 뭐니 뭐니 해도 설날이었다. '일 년 내내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지만, 아이들은 나이도 한 살 더 먹고 세뱃돈도 받을 수 있는 설날이 더 신났다. 섣달 하순께가 되면, 한 해를 보내고 맞이하는 집안의 일손이 분주했다. 아버지는 온 집안의 문을 떼어 냈다. 한 해 동안 묵은 창호지는 입 안 가득 머금은 물로 푸푸 뿜
나의 외조부께서는 역리에 밝으셨다. 설을 앞둔 이즈음이면 외가 사랑방은 신수를 보러오는 근동 사람들로 붐볐다. 우리 가족이 살림을 났던 부산 매축지 집으로 다니러 오시면 집에 계실 틈이 없었다. 사람들 왕래가 잦은 신작로 근처로 나가 자리를 펴고 앉으면 두둑한 용돈벌이가 되었다. 그런 외조부께서 내가 태어나자 사주를 짚어보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그림은 종이 위에만 그려져야 하는 걸까요? 종이 위에 그린 그림은 파손되기도 쉽고 기온 변화나 습기에 약하여 전시나 보관하는 데 제약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내구성 좋은 도자 타일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어떨까요?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은 2013년 소장품전으로 도자와 그림의 만남을 보여주는 을 마련하였습니다.
모든 동물은 소리로 자신의 뜻을 나타내지만, 소리는 그 순간이 지나면 소멸되어 버린다.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사람만이 문자를 개발하여 자기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게 되었다.문자를 이용한 글쓰기는 어릴 때부터 꾸준히 연습을 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자기의 생각을 간단하게 줄여서 나타낼 수 있는 능력도 길러야 한다. 요즈음 대학 진학을 위하여 논술 공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우리 민족은 국조 단군에서 유래하는 단일 혈통의 민족이라고 배워왔다. 이것을 진짜 역사적 사실이라고 믿는다면 '역사'가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다. 역사철학자 카가 말했듯이 역사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naked facts)'이 아니고 특정한 목적에 맞춰 '구성된 사실'이다. 신라의 일통은 단일 민족이라는 역사의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다양한 매체가 시시각각 정보를 쏟아낸다. 스마트폰의 아이콘 하나만 클릭하면 지하철 속에서, 버스 속에서, 그리고 걸어 다닐 때도 실시간 기사 검색이 가능한 세상이다. '신문(新聞)'은 하루가 지나면 '구문(舊聞)'이 되어버린다. TV나 인터넷에 익숙한 눈과 귀는 글자 읽는데 무뎌져, 그 구문조차 큰 글자만 훑고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도 나는 투표를 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투표장이 멀어서이기도 했지만 기왕 시골에 묻혀 살고 있으니 시정의 일은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싶었다. 굳은 신념과 결단은 격정의 소산이고 그건 숨 가쁘게 돌아가는 도시가 끊임없이 주입하는 에너지에 의해 작동된다. 찾아오는 손님이래야 우편집배원과 택배기사 정도이고 요즘 같은 농한기에는 종일
지금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에서는 세라믹창작센터 입주작가 평가전인 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지난 3월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세라믹창작센터에 입주하여 10개월 동안 작업에 전념해 온 여덟 명의 작가들이 그간의 성과를 정리하고 결과물들을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세라믹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라고 묻는 공익광고가 있었다. 아이를 눈앞의 성적에 얽매인 학생으로 키우지 말고, 아이의 장래를 위해 멀리 내다보는 관점과 인내심을 가지고 키워야 한다는 뜻이겠다. 아이들이 자라나 나라를 책임질 때쯤이면 세계는 동시 생활권이 되고, 아이들은 세계무대에서 경쟁해야 한다. 경쟁에서 이길려면 남이 가지지 못한
2012년 '안철수 현상'은 거세었다. 지난해 10월 26일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식과 함께 안철수 붐이 불기 시작해서 지난 한 해 동안 대한민국을 거세게 몰아쳤다. 이 돌풍이 단숨에 그를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올려놓았다. 지난달 23일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후보직을 내려놓았지만, 그의 거취는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인가를 결정짓는 중요
우리 사회의 노인 세대는 온갖 어려움을 극복한 분들이다. 일제강점기의 핍박 속에서, 6·25전쟁의 고난 속에서, 험난한 세월을 온 몸으로 헤쳐나와 오늘을 만든 분들이다. 지난 11월 7일부터 장유면 덕정리 월봉서원에서 '안방문화살롱'이 열리고 있다. 영남 기호학파의 마지막 유학자인 화재 이우섭 선생의 부인 김문협 여사를 통해 지난 시절 여인
봄은 조춘이요 여름은 성하, 가을은 만추가 제격이라고 했다. 모두가 제 계절의 특장을 가장 잘 드러내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춥고 황량한 겨울을 밀어내고 피는 이른 봄의 새싹은 어김없이 다시 시작되는 희망의 전주곡이고, 한여름은 무성하고 왕성한 여름이 정점을 찍는 시점이다. 그런가 하면 산천을 붉게 물들이며 남하하는 늦가을 단풍은 이제 곧 쇠락의 때가 다가왔
여러분은 '도자미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는지요? 아마도 우리가 연상하게 되는 것은 대개 백자, 청자를 비롯한 항아리와 그릇들일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도자비엔날레 등에 출품된 작품들 중에 항아리나 백자와 같은 전통적인 도예 작품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늘 주류미술의 변방에 존재해왔던
이제 세상은 '글로벌 시대'를 넘어 '동시 생활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와 소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상에서 유일한 우리 고유의 것들이 오히려 세계적으로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고장, 내 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하고, 또한 내 고장과 내 나라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 각 지방마다 고유의 구수한 지방언어
아침 출근 때마다 김해의 주 간선도로인 김해대로를 지나가는데, 도로 위를 마치 누르고 있는 듯한 부산~김해경전철이 여간 답답하지 않다. 하늘에서 보면 신어산의 능선과 낙동강 하구의 하안선이 만들어내던 그 아름다운 경관을 이 시멘트 덩어리가 흉물스럽게 가로지르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현재의 풍광만을 망쳐 놓은 것이 아니다. 김해는 그저 그런 단순한 도시가 아
소통이 화두인 시대이다.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소통 부재로 인해 발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권을 비롯해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에게 '소통의 리더십'을 요구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런데 소통의 능력은 어떤 직함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다. 타인과 소통하는 능력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 늘 가까이 있는
나는 요즘 긴 장례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 도요에 들어와 살면서 3년 가까이 좋은 벗이 되어 주었던 개잎갈나무가 쓰러진 게 지난 9월 17일이니 그 장례는 근 한 달이 다 되어간다. 빈소도 없고 조문객도 없고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장례지만 나는 들며 나며 나무의 이곳저곳을 어루만지는 게 일과가 되었다. 나무가 나에게 드리웠던 푸르고 울창한 가지와 잎은 수
여러분들은 미술 작품을 보면 즐거워지십니까? 그림을 보면서 가끔 마음의 위로를 받기도 하시는지요? 아니면 미술관에 가면 왠지 못 올 데를 온 사람처럼 마음이 불편하고 작품 앞에 서면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에 답답한 기분이 드시는지요? 사실 제게도 미술은 참으로 냉담하고 도도한 것이었습니다. 배경 지식 없이도 어느 정도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음악이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