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이란 당비·후원금·기탁금·보조금 등 정치활동을 위해서 제공되는 금전이나 유가증권, 기타 물건을 말한다. 이러한 정치자금에 대하여 아직 우리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정치자금이 음성적으로 조달되어 왔고, 정경유착의 통로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부정적 시각을 갖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자금을 마치 검은 돈으로 인식하여 정치자금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치자금을 왜 기부해야 하는 지 어떤 목적을 위해 쓰이는지, 민주정치의 발전과 어떤 관계가 있는 지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치자금 중 기탁
대한민국의 헌법 제1조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적혀 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왕국이 아니라 국민들이 그 대표를 선출하여 통치하게 하는) 공화국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왕이 전권을 가진 시대에 오래 살았고, 일제강점기 식민지 치하에서도 살아온 우리 국민들이 민주적인 역량을 키울 기회가 부족했다는 시각이 있었다. "과연 실질적인 민주공화국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붙기도 했다. "안될 것이다"는 회의적인 견해도 만만치 않았다.그런 배경 때문에 우리 국민들은 군사독재하에서 고생도 많이
찬란했던 가야왕도의 자긍심과 세계적 문화도시를 표방하는 김해에서 오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3일간 제5회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성대하게 치러질 예정이다.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러지는 이번 독서대전은 '#함께읽을래?'를 슬로건으로 김해문화의전당과 가야의거리 일대에서 9개 분야 60개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행사를 대대적으로 선보인다.김해시의 독서정책은 10여 년 전 '책 읽는 도시'를 선포하며 시작되었다.김해시의 이같은 행보는 지방정부 시책의 매우 우수한 사례로 남아있다. 지방에서 시작하여 반대로 중앙정부가
올해 처음 열린 '장어와 함께 하는 불암문화축제'가 지난달 30일~지난 1일 양일간 김해시 불암동 행정복지센터 일원에서 진행됐다. 주민들의 손으로 진행된 축제는 비가 오는 날씨 속 그야말로 지역민들의 축제의 장이 됐다. 먼저 카누타기, 장어잡기, 화관만들기, 공예 만들기 등 체험 활동과 장어축제답게 장어음식 시식회와 음식판매 행사가 흔히 경험할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사라져가는 전통시장인 선암장 일원에서는 노천까페, 플리마켓, 버스킹 공연, 푸드트럭이 열려 전통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장어타운이 들어선 서낙
2016년 5월 17일 오전 1시경 강남역 10번 출구 근처에 소재한 한 건물의 공용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흉기에 수차례 찔려 살해된 그날을 기억한다. 강남역 10번 출구 살인사건이다. 당시 피해자와 가해자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으며 범행 당일 피의자는 '여성들이 자신을 무시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여성이 남성을 무시하면 죽어도 된단 말인가?이 사건과 같은 불특정 여성에 대한 범죄는 과거에도 수차례 있어왔다. 하지만 '여성 혐오'라는 시각으로 사건을 해석하고 집단적인 추모로 이어지진 않았다.
얼마 전 소리 없이 찾아온 봄을 만끽하기 위해 동네를 거닐던 중 우연히 화재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차를 보고 혹시 내가 사는 곳이 아닐까하는 걱정스런 마음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장소로 달려가 보았다. 사이렌 소리, 소방관들의 바쁜 움직임, 놀라 뛰쳐 나온 주민들, 그 정신없는 와중에 내 눈에 보이는 놀라운 한 가지. 그것은 화재현장의 불꽃도 연기도 아닌 주민들의 태연함이었다. 비록 불꽃도 연기도 보이지 않아 위험을 알아채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주민들은 밖에서 들리는 소란이 마치 남의 일인 듯 무심하게 창밖으로 고개만 내밀어 아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치열한 선거 전쟁이 시작된다. 집을 나서면 곳곳에서 인사하는 후보자들을 만날 수 있다. 다들 겸손하고 의욕 넘친 구호들로 가득 채워진 명함들을 나누어 주기도 한다. 저렇듯 탁월한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90도의 겸손한 자세로 시민들을 대하고 있으니 진정으로 용기 있는 사람들인 것 같다.하나같이 국정을 염려하고 시민들을 위하여 열심히 해보겠다고 하니 모두를 당선시켜 열심히 봉사할 기회를 주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미력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성공을 말하는 조조의 12가지 덕목 중 몇 개를 간추
지난 31일 새벽, 서울을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는 사람들이 있었다. 태양이 어둠을 밝히기 전에 집을 나서는 사람들의 온몸에는 희망의 기운이 감돌았다. 도시의 아침을 새롭게 준비하는 환경미화노동자,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드는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 전국의 수많은 청소년들이 서울을 향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청소년들이 모였다. 청소년들은 이곳에서 "청소년에게 참정권을 보장하라"고 외쳤다. 우리나라는 선거 참여 연령이 만19세로 OECD가입 국가 중 가장 높다. 청소년들은 이미 지난달
미투(#Me Too)운동은 분노의 표출이다. 최근 우리사회 각계각층에서 성폭력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어 자신의 피해사실을 말하는 미투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검찰에서 시작해 문학, 연극, 영화 등 문화예술계, 의료계, 종교계에 이어 정계까지 미투는 실타래처럼 끊임없이 풀려 나오고 있다. 더 이상의 억압을 거부하는 분노의 표출이다. 미투운동의 핵심은 권력형 성폭력이다. 연이어 드러난 미투의 사례를 살펴보면 수직적 권력구조 안에서 권력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인간의 존엄성과 생존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인 권력형 성폭력이다. 피해자
2009년 미국 타임지는 '원초적인 불'을 제1의 불이라고 하면 '석유'는 제2의 불, '원자력'은 제3의 불, '재생에너지'는 제4의 불이라고 한다. 제5의 불은 '절약'이라고 하면서 절약의 중요성을 강조한 적이 있다. 원자력은 이미 제3의 불로 한물간 에너지다. 전 세계 원전은 지난해 11월말 기준 448기가 가동되고 있다. 2001년 451기에서 3기가 줄었다. 원전이 그렇게 안전하고 값싼 에너지이면 16년 동안 3기가 줄어들 것이 아니라 50기 정도 늘어
벗. 무술년 아침, 가야와 김해를 이야기하기 전에 인근의 신라와 경주를 먼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김해와 경주는 같은 성격의 역사도시지만, 그 색깔이 매우 다르기 때문입니다. 현재 도시의 세를 보자면 '가야왕도' 김해가 'Golden City' 경주에 비해 월등히 앞서있습니다. 그러나 두 도시의 역사적 뿌리인 가야와 신라를 보는 시민 생각의 무게는 그 반대입니다.물론 가야는 '사라진 제국'으로 비유되고, 신라는 '천년의 제국'이라는 차이점에서 두 도시가 비교대상이 될 수 없을
크리스마스 이브 오후에 가족들의 눈치를 보다가 '밀린 글 빚이 있어 잠시 연구실에 나갔다가 오겠다'고 어렵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당연히 반응이 좋을 리가 없었습니다. 거기에는 '오늘 같은 날 관장이 출근하면 직원들이 불편하다'는 늘 받아오던 핀잔도 포함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막상 컴퓨터 앞에 앉으니 막막하여졌습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듯이 박물관장이 쓰는 '특별기고'이니 당연히 문화재나 가야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뜬금없는 말씀'이라는 제목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