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친분이 있던 인사가 주최한 체육행사 개회식에 참석하였다. 주최 측이 내빈석으로 안내했다. 그런데 정작 내빈소개에서 필자의 이름은 빠졌다. 머쓱했지만 조금 전의 장면이 떠 올랐다. 그날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참석한 행사였는데, 담당 공무원이 먼저 도착해 주최 측의 진행 시나리오를 사전검열(!)하였다. 그리고 굵은 싸인펜으로 좍좍 줄을 긋기 시작했다. 필시
'개그콘서트'를 아십니까? 저도 나름 웃길 줄 아는 사람이라서, 매주 개콘을 즐겨봅니다. 이 프로에는 '나쁜 사람'이란 인기 코너가 있습니다. 어수룩한 '이상구'가 범인으로 오해를 받아 경찰서에서 추궁을 당하는데, 알고 보면 억울하고 슬픈 반전이 숨어 있습니다. 그 반전이 드러날 때마다, 심약한 한 형사는 꺽꺽 울면서 상구를 추궁하는 형사에게
명규>> 최근 기자는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김해시와 사이가 좋지 않은가 보죠?", "내년 지방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정 비판 기사를 쓰는 게 아닌가요?" 당황스럽다. <김해뉴스>는 언론의 본질인 '비판과 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을 뿐이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듯이 비판
일본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를 읽으면 문학잡지의 편집장이 신인상 응모작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문장의 흐름은 어설프지만 상상력이 뛰어난 어떤 신인의 응모작품에 매력을 느끼고, 1차로 작품을 걸러내는 일을 하는 심사담당자에게 천재적 상상력을 보이는 이 신인의 글을 재구성해서 당선될 수 있게 작업을 시키는 이야기가 나온다. 완벽한 작
조광현 부산백병원 전 병원장, 흉부외과 교수
새삼, '서권기 문자향(書卷氣 文字香)'을 생각합니다. 서권기 문자향, 만 권의 책을 읽고, 몸가짐을 단정히 하면 몸에서 책의 기운과 문자의 향기가 피어난다는 뜻이지요? 아닌 게 아니라, 저는 몸과 말에서 향기가 나는 듯한 좋은 분들을 더러 보았습니다. 김해지역 여론주도층 인사들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과연 몇 분에게나 이 표현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
명규>> 봉림산업단지 조성에 반대하는 생림면 봉림리 주민들과 생림초등학교 학부모들에게 시민단체나 정치권에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 있는지 물어봤다. 그래야 힘이 더 실리고 반대운동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재미있는 대답이 나왔다. "규모가 큰 몇몇 시민단체에겐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 없다. 시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정 비전으로 '국민행복시대'를 제시함에 따라 국민행복의 전제 조건인 안전이 국정운영의 핵심 키워드가 되고 있다. 이에 우리 경찰은 4대 사회악근절을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 그동안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던 가정폭력에 대해서는 적극 개입을 원칙으로 행동지침을 마련했다. 또 학교 안전지킴이를 활성화하고 연이은 성폭력 사건
크고 작은 일들로 우울한 요즘이다. 아이 셋을 둔 그녀의 절박함을 아는지라 더욱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울적해지면 시집(詩集)만큼 좋은 처방전도 없는 것 같다. 나란히 걸어가는 행과 행 사이의 무수한 언어들을 유추하다보면 어느새 내밀한 시인의 마음결을 따라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한 편, 두 편…. 시어가 명징해질수록 내가 슬픈지 우울한
이어도를 아시는지? 망망(茫茫)한 제주 마라도 서남쪽 149㎞ 지점에 암초가 있습니다. 정식 이름은 '소코트라초'입니다. 정부는 여러 번 이 암초를 조사했습니다. 이 작업은 '이어도 전설'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러다 1986년, 암초의 꼭대기가 수심 4.6m 지점에 있고, 물밑 50m 지점에서 재었을 때, 면적이 37만 2천여㎡(약
예린>> 지난 10일 '김해시통합체육회 추진위원회 창립회의'를 취재하러 시청에 간 기자는 체육지원과 공무원으로부터 황당한 항의를 들어야 했다. 지난달 28일 본지 1면에 실린 '김해시 체육단체 통합설명회' 기사가 사실보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당시 소회의실에서 열린 통합설명회 좌석은 상당히 비어 있었다. 기자는 본 그대로 기사를 썼는
반평생을 독일 사회에서 살아온 나에게 한국과 독일사회의 차이점을 제시하라면, 한국은 지나치게 체면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눈치를 잘 봐서 서로의 체면을 지켜주고, 마음 상하지 않게 하는 기술이 없으면 살아가기 힘들기 때문은 아닐까. 나는 이 점을 자유라는 개념과 관련지어 생각해 보았다. 자유에 대한 정의는 쉽지 않다. '개인적, 사회적으로 책임이나 강제적인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청구에 관한 법원의 판결이 자주 언론에 거론된다. 얼마 전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관리하고 있는 종합편성채널, 보도채널의 승인심사자료 등 정보를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서울대 총학생회에서는 최근 서울대 초빙 교수로 임용된 나경원 전 국회의원의 교수 임용 관련자료를 학교에 요청하였다가 거절당하자, 총학생회가 서울대를 상대로 정보공개
저는 지난 주 의 홈페이지 톱기사 사진과 이번 주 1면 사진을 보면서 착잡함을 느꼈습니다. 홈페이지 사진은 일군의 남녀 공무원들이 생림면 봉림산업단지 조성 반대 민원인들을 저지하기 위해 '인간 사슬'을 만든 것이었습니다. 당시 김해시는 여성 직원들을 앞에, 남성 직원들을 뒤에 배치하는 형태로 '인간 사슬'을 만들어 시장실을 옹호
명규>> 생림초등학교 학부모들에게 막말을 한 김맹곤 시장이 지난달 29일 김해시청 브리핑룸에서 공식사과를 했다. 당시 참석자는 기자들과 공무원 몇 명 뿐이었다. 학부모들은 연락을 받지 못해 자리에 없었다. 김 시장은 30초 가량 단상 앞에 서 있더니 고개 한 번 숙이지 않고 브리핑룸을 빠져나갔다. 기자들은 당황스러워했으며, 공무원들은 기자들의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