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현의 첫 기억은 봄꽃이 아름다운 마을이였다. 인정을 베풀고 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 한적하고 아늑한 봉황대, 옹기 종기 모여있는 집들은 동화 속 같이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마을이였다. 엉퀸 골목길, 깊은 땅속에는 오랜 시간의 보물이 묻혀 있는, 신비로운 마법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이였다. 감수성 영근 가을 밤이면 달 그림자와 사색을 나누고, 옷깃 시린 겨울 밤은 청년 초빼이들과 선술집에서 몸을 비틀었다. 봄에는 골목에 색을 더하고, 쨍쨍 여름은 마을에 불을 지르며, 아프리카 노래에 몸을 던졌다. 계절의 색이 바뀔 때마다 추억의
며칠 전 처음으로 아이의 대학 진학을 결정하는 면접시험 길에 동행하였다.아이는 몇 곳의 대학에 수시모집 원서를 제출하였고, 그중 서울의 모 대학에서 1차 평가를 통과하여 최종 면접에 응했다. 면접장에 도착할 때까지 아이는 준비한 자료를 수십 번 읽는 듯 했다. 아이의 손에 쥔 자료는 닳고 닳아 너덜했다. 얼굴에는 감추지 못하는 심리적 압박과 초조함이 가득했고 불안감에 휩싸인 아이의 모습에서 그동안의 노력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오롯이 홀로 힘듬을 감당하는 모습이 못내 가슴 아팠다.내 아이를 포함하여 수학능력시험을 치루는 수많은 학생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국민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5, 6호기 건설 재개 여부를 공론화를 통해 결정하였다. 이후 논란이 뜨거운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면 정책결정에 앞서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까지 공론화(숙의 민주주의)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공론화의 방식은 시민참여단 또는 원탁토론자들이 정책에 대한 학습과 숙의를 통하여 결정하는 구조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공론화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절차로서, 참여 주체들이 쟁점을 단순히 투표라는 방식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특별하다.김해시 또한 사회적 갈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가야사 복원사업'이 선정되면서 경남은 물론 부산, 경북, 전남 등 가야사와 관련된 지방자치단체들이 예산을 확보하고 제도를 손질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야사 복원사업'은 김해시의 오랜 숙원 사업이다. 예산문제로 표류 중이던 가야사 2단계 복원사업이 100대 국정과제에 선정되고 '봉황동 금관가야 왕궁터 발굴사업'에 100억 원의 국비 확보가 결정되면서 추진에 탄력을 받았다. 경남도도 '가야문화권 특별법' 및 '가야사 연구
어린이 통학차량 갇힘 사고, 어른들의 부주의로 인한 어린이들의 사망사고가 매년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일까? 어린이집 통학차량 갇힘 사고와 관련한 대책으로 처벌강화, 제도개선, 안전시스템 등 여러 가지 방안이 논의됐지만 크게 바뀌지 않았다. 숨진 아이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운전기사가 둘러보기만 했더라면, 인솔교사가 탑승인원만 확인했더라면, 담임교사가 출석 체크만 했더라면 안타까운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또 다시 사망 사고가 일어난 후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통학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사회적경제 인재양성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사회적경제 학부 운영 대학 20개로 확대하고 초중고 교과서에 사회적경제 내용 반영한 교육을 추진하는 등 사회적경제 인재양성 계획을 추진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혜택을 받는 포용성장, 따뜻한 성장의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정부의 이같은 계획을 환영하면서 얼마전 흥미롭게 읽었었던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의 작은 시골마을의 빵집주인 '와타나베 이타루' 가 쓴 책이다. 책 제목은 『시골빵집에서
일곱 번째 실시되는 전국동시 지방선거 유세기간이던 어느 게으른 주말 아침, 이미 깨어버린 잠을 뒤척이며 억지 잠을 청하고 있을 무렵 차량 선거 유세 방송이 들려와 귀를 열었다. "저는 음주 전과가 없는 후보입니다. 전과 없는 저를 선택해 주십시오."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감당할 수 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웃고 있는 동안 아내가 달려와 묻는다. "뭐가 그렇게 즐거워요?" 조금 전 일어난 사연을 설명했다. "얼마나 자랑할게 없으면." 어이없어 하며 아내가 돌아서 나갔다. 지방선거는 유권자인 지역주민이 다수의 후보자 중에서 자신
대다수 지방정부가 지역에 있는 문화·역사 콘텐츠를 활용하여 지역을 널리 알리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지역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우리 김해 지역에서도 해마다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대표적인 축제로 가야문화축제, 진례도자기축제, 진영단감축제 등이 대표적이다. 이 축제들은 지역의 문화, 역사, 특산물을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얼마 전 마흔 두 번째로 열린 가야문화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김수로왕이 가야를 건국한 스토리를 중심으로 수로왕행차 퍼레이드와 융성했었던 철기문화와 아시아를 호령하던 국제도시로서의 가야 등 이천년
김해시는 지난해 사회적경제 활성화와 일자리창출을 위해 조례 제정, 창업카페 개소, 중앙정부 공모사업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되는 등 일자리창출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창업박람회'와 '대한민국 마을기업 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에도 적극적인 의지를 확인 할 수 있었다. 또한 '김해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건립을 위해 '김해시 사회적공동체 육성·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사회적경제와 일자리창출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이달 4월에는
서지현 검사의 고백으로 시작된 미투(Me Too) 운동이 문화예술계, 종교계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투 운동은 성폭력적 문화를 묵인해 온 한국 사회에 커다란 움직임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은 그들의 아픔을 공감해 주고 피해자의 편에 서겠다는 지지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아물지 않는 상처를 용기 있게 꺼낸 피해자들에게 우리는 어떤 응답을 해야 할까? 잠깐의 이슈가 아닌 성문화를 바꾸고 성폭력이 되풀이 되지 않게 하려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사회 구조를 바꿔내야 할까
3포 세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라는 의미의 이 용어는 대한민국의 청년들의 그늘진 삶을 반영하는 시대의 슬픈 자화상을 그린 적나라한 표현이다. 지금 우리의 청년들은 연애, 결혼, 출산 뿐만 아니라 일자리마저 포기해야 할 지경에 놓여있다. 다수의 부모세대는 내집마련이라는 인생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살아왔지만 현실의 청년세대는 그런 꿈 조차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 IMF 금융 위기 이후 성장둔화와 경제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으로 인한 해고가 쉬운 형태의 일자리와 고용이 보편화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