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의 결과를 놓고 뒷이야기가 풍성했습니다. 그만큼 충격적이면서 메시지가 명확한 선거였습니다. 좀체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경직된 남북관계가 마술처럼 풀려나가는 와중이었지요. 그 두 가지 큰 변혁이 한반도에 한꺼번에 쓰나미처럼 몰아닥쳤습니다. 구 질서가 순식간에 쓸려 나가고 새 질서가 우리 곁에 자리 잡았습니다. 진정한 민주화, 그리고 한반도 평화의 질서입니다. 구 질서의 족쇄가 무겁고 단단했었기에 충격과 변화의 폭도 그만큼 컸던 것 같습니다. 김해시의회도 그 새로운 질서 속에서 의정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런 측면
"대기업 하나 없는 것이 김해 경제의 현실입니다." 공업도시 김해에서 활동하는 경제인들로부터 심심찮게 듣는 이야기다. 인구 50만 명 시대에 접어든 성장도시 김해로선 뼈아플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하지만 김해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진 창원이나 거제, 울산 등 인근 도시와 탄생 배경부터 다르다. 우리나라가 산업화에 불을 댕기던 1970년대 중앙정부 차원에서 중화학공업 거점 도시로 선정됐던 창원과 거제, 울산의 배후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지역으로 출발한 도시가 김해였기 때문이다. 그런 태생적 한계 때문에 1970년대 이후 조선기자재와
"중국과 미국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된다." 지난 4월 미국을 방문한 푸잉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외사위원회 부주임이 강연에서 한 말이다.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이미 2015년 9월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국 간에 전략적 판단을 잘못하면 스스로 그러한 함정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이른바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패권 경쟁을 설명하는 키워드로 떠올랐다. 미국의 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이 올해 초 펴낸 '예정된
두 개의 사건이 있다. 두 사건은 별개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어느 한 부분에서 마주친다. 한 사건은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과 탈법 의혹이고 다른 하나는 드루킹 댓글 사건이다. 두 사건이 마주치는 부분은 바로 여론 형성 과정이다. 디지털미디어 환경에서 조성되는 공론장의 한 단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에서는 건강하고 믿음직한데 다른 한편에서는 불안하고 신뢰할 수 없는 모습이다. 대한항공 사원들의 카카오톡 채팅방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사건을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재벌 문제로 확장시키고 있다. 3개나 되는 노
"환율은 주권입니다. 환율을 시장에 맡기는 나라는 없습니다."수년 전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이 했던 말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가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정부가 환율시장에 개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었다. 힘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국제 투기 자본들의 공세로부터 우리 기업들을 보호하려면, 정부 차원에서 방어 기제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부 학계에서는 "시장원리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재계에선 환호성을 올렸다.하지만 국제 사회의 반응은 정반대였다."OECD(경제협력개
지난해 포항에 지진이 발생하자 '북한 특수부대 소행'이라는 가짜뉴스가 인터넷과 SNS를 통해 확산됐다. 이 뉴스는 그 전의 경주지진 당시부터 퍼졌는데 내용은 '북한인민무력부 소속 특수부대원들이 휴전선부터 삽으로 350㎞의 땅굴을 파서 경주까지 와 1만t 규모의 TNT를 터트려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요약된다. '글쎄 이런 내용이 파급 효과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뉴스는 흑색선전에 필요한 요소를 잘 갖추고 있다. 6·25 전쟁의 참상을 겪은 노년층과 60·70년대 반공 교육을
"위원장과 악수조차 할 줄 몰랐는데 너무너무 영광이었고요." 4·27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문화교류 차원에서 평양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예술단의 뒷 이야기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예술단의 유일한 아이돌 그룹인 레드벨벳의 한 멤버가 공연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한 인터뷰 내용 때문에 종북 아이돌이라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일부 보수언론들도 "세습왕조의 세 번째 왕이자 연평도 포격을 한 장본인인 김정은이 한국 가수가 영광스러워하는 존재가 됐다"고 비난하며 논란에 가세했다. 이른바 '종북 프레임'이다. 프레임은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미국 서부 개척시대, 저녁에 술을 많이 마신 손님에겐 다음날 점심을 공짜로 제공했던 어느 레스토랑의 사례에서 나온 말이다. 겉으로는 점심을 공짜로 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날 마신 술값에 (점심값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격언이다.지극히 당연한 것 같은 이 말이 국가 경제를 운영하는 주요 지침으로 등장하는 것은 1976년부터였다. 그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과도한 복지정책에 따른 후유증'을 경고하는 과정에서 ‘공짜 점심’을
세상은 가까워지고 있어, 생각해 본 적이 있니?우리는 형제처럼 가까울 수 있다는 걸…미래는 아직 모르지만 난 모든 곳에서 느낄 수 있어변화의 바람이 부는 걸팝음악이 거리를 관통하던 70·80년대를 경험한 장년층에게 독일 출신 록 밴드 스콜피언스는 꽤 친근한 편이다. 그들이 부른 곡 중에 'Wind of Change'가 있는데, 가사 내용처럼 변화의 바람을 노래한다. 이 곡이 유명해진 것은 음악적 완성도도 있지만 무엇보다 독일 통일의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은 1989년
우리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직장인이라면 점심 메뉴 같은 소소한 것에서부터 사표를 내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 것인가 하는 고민까지, 기업가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신제품 개발과 투자 결정을 앞두고 머리를 싸 맨다.지방선거 출마를 앞둔 정치인은 말할 나위도 없다. 당선을 위해선 어느 정당을 택해야 할지, 선거 전략은 어떻게 짜야할 지를 선택해야 한다. 유권자도 선택의 갈림길에 서기는 마찬가지다. 6·13 선거에서 어느 후보를 찍어야 할지, 소속 정당이 먼저인지, 후보의 인물과 경쟁력이 먼저인지 선택이 필요하다.우리의 삶은 그
1938년 9월 29~30일. 독일 뮌헨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4개국 정상 회담'이 열렸다. 불과 20여 년 전에 벌어진 1차 세계대전과 같은 대규모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소집한 회담이었다. 이 자리에서 독일의 히틀러는 "체코 슈데테란트 지역을 차지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국의 체임벌린 총리가 동의하면서 프랑스를 설득했다. "전쟁을 피할 수 있으면 체코 땅쯤이야 누가 가져도 상관이 없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담했다. 불과 1년 뒤, 독일이 슈데테란트 지역을 거점으로 유럽에서만
미투 운동이 평창동계올림픽 열기를 뚫고 연일 이슈가 되었다. 젊은이들의 꿈과 이를 이루려는 간절함을 성적 착취의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공분이 컸다. 제자 또는 후배로 호명되어야 할 이들이 '더러운 욕망'의 배출을 위한 성적 대상으로 호명되어 왔다. 그런 행태들이 드러나면서 사회적으로 쌓았던 명망은 한 순간에 추락하고, 공동체 왕국은 몰락했으며, 내부 구성원들 간에는 배신과 한탄과 발뺌의 장면들이 이어졌다.이윤택은 그 와중에 '18년 관행'이나 '성폭행은 없었다'라는 법정 대비 변명을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