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교도소는 살인, 아동학대, 성범죄 등 강력범죄자들에 대한 신상정보가 공개되었던 사이트다. 2020년 3월 N번방 피의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며 네티즌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규모를 키우기 시작했다. 운영자는 악성 범죄자들에 대한 관대한 처벌에 한계를 느껴 신상 공개로 사회적 심판을 받게 하고, 피해자들을 위로하려는 목적으로 사이트를 개설했다고 했다. 하지만 디지털 교도소가 지인능욕 가해자로 지목한 대학생이 억울함을 호소하다 사망하고 N번방 가해자로 신상이 공개된 교수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결백을 밝히는 사건이 이어지며 사적 보복
'취미가 뭐예요?'라는 질문은 누구나 왕왕 주고 받는다. 취미는 누군가의 성향이나 라이프 스타일을 잘 드러내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취미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일상에 재미를 더해준다는 데에 있어서 건강한 삶의 필수요소이기도 하다. 나에게 명확한 취미가 생긴 지는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취미의 필요성을 최근 들어서야 절감했다. 수다 떨기, 맛있는 음식 먹기와 같은 1차원적인 것 말고 활동적이고 생산적인 취미를 꼭 만들고 싶었다. 오죽하면 지난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취미 만들기'였다. 어릴 적 배웠던 피아노를 다시 시작하고자 호
네 개의 다리 위에 평평하고 네모난 나무판자가 놓여있는 무엇인가가 있다. 우리는 이것을 의자라고 부른다.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의자라고 부를 수 있는가? 이것이 나무가 아닌 철로 만들어져 있었다면 의자가 아닌가? 의자의 본질은 무엇인가? 아니, 본질은 무엇인가? 본질이란 그 사물이 그 사물이게끔 하는 성질이다. 다른 사물과의 공통성과는 대비되는 차이다. 그렇다면 의자의 본질은 "앉기 위해 만들어졌다"라는 것이다. 의자의 본질은 오직 그 용도에 있다. 그렇다면 예술의 본질은 무엇인가? 예술의 본질은 그 용도에 있는가? 언어학자 소쉬르
"그거 알아? 우리 아직 태어난 지 1만 일도 안 됐어. 우리가 못할 게 뭐가 있어! 지금 초등학교 들어가도 마흔 전엔 대학 졸업한대. 그러니까 하고 싶은 일, 모두 해봐!" 나이 때문에 도전하기를 망설이는 친구들에게 전도하듯 하는 말이다. 올해 초, 대학교 동기들과 '2021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허심탄회한 설전을 벌인 적이 있다. 의견을 크게 나누었을 때 '제 나이에 맞는 일반적인 삶을 살아가자'와 '방향만 옳다면 늦더라도 자신만의 속도에 집중하자'로 구분됐다. 나는 후자에 의견을 더했다. 무언가를 하는 데에 있
지난 3월 말, 영국에서 6개월 간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영국에서 지낸 반년은 불안함의 연속이었다. 지난 1월부터 영국 전역에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옷가게, 미용실, 음식점, 술집 등 모두 문을 닫으면서 생활이 불가능해졌고 영국발 직항편 운영 중단 기간은 계속 연기됐다. 매일 아침마다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뉴스를 보는 것이 어느 새 일상이 됐다. 합법적으로 외출할 수 있는 때는 생필품을 사기 위해 가까운 슈퍼마켓을 찾거나 등교하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영국에 변이 바이러스가 퍼진 이후로, 일일
선거철만 되면 가끔 보는 동영상이 있다. 동영상 공유 채널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내용은 오늘의 복지국가 스웨덴 건설에 결정적 역할을 한 정치인에 대한 이야기다. 이 동영상을 보면서 '우리에게는 왜 타게 에를란데르와 같은 지도자가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타게 에를란데르(1901~1985)는 스웨덴의 정치인이었다. 나는 사실 스웨덴의 정치에 대해서 그리고 타게 에를란데르에 대해서 잘 몰랐다. 다만 동영상에서 처음 본 그의 모습에 관심이 생겼을 뿐이다. 그리고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저자 최연혁)'라는 책을 통해서 그에 대한 간
어느덧 다시 봄은 왔다. 코로나로 인해 황량하기만 하던 거리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새싹이 돋아나며 거리의 활기도 함께 솟아나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누군가를 만나 재잘재잘 사소한 것까지 떠들고 싶다. 그러나 누군가를 만나는 것 조차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의 삶은 많이 달라졌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그럴 것이다. 나 또한 내 삶이 많이 달라져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의 내 삶은, 마치 여행길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나'를 찾는 여행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이름이
코로나19는 생명·안전·건강에 대한 염려와 사회·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갑작스런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이 병은 신체를 병들게 하는 질환임에도 특유의 강한 전염성 탓에 자가격리나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이 사람과 사람 간의 거리를 멀게하는 물리적 방역을 강제하도록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이에 따른 심리적 변화와 고립감은 우울감·무기력증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 분노·짜증을 뜻하는 '코로나 레드', 좌절·암담함을 뜻하는 '코로나 블랙'과 같은 새로운 신조어까지도 탄생시켰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정신 문제가 대두되면서 최근 '마음
최근 유투브에 나오는 반려견 훈련사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작고 약한 생물을 사랑하는 마음씨가 보기 좋고, 보호자를 대하는 그의 사려 깊은 태도가 좋다. 훈련 중에 보호자나 강아지에게 화를 낼 때 마저도 보호자를 사랑해서, 개를 사랑해서 그렇다는 것을 안다. 시청자는 모두 알 것이다. 문제견을 다루는 방송이지만 대체로 모든 문제는 보호자에게 있었다는 것을. 입질을 하는 것, 보호자에게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들은 모두 결과이지 원인은 아니다. 따라서 이를 못하게 훈련하는 것은 대증요법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에게는 만족스러운 훈련이
"일단 뭐든 하자. 할 수 있다." 불안에 사로잡힐 때마다 나는 이런 주문을 입버릇처럼 외우면서 한발 씩 나아가고 있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습관이다. 이 덕분인지 이제는 주어진 일을 회피하지 않게 됐다. 회피한 채, 가만히 있다면 상처를 치유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겪으며 우리는 불안하고 두려웠다. 우울감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였다. 이때까지 한 번도 마주한 적 없던 불청객을 맞이한 것이다. 당시 나는 간호 학생으로서 실습을 앞
얼마 전 친구와 잠시 통화를 하던 중 그의 한숨 소리에 매우 놀랐다. 무슨 일인지를 묻는 질문에 주휴수당 이야기가 돌아왔다. 김해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인 친구는 고용주가 주휴수당을 챙겨주지 않자 고민에 빠졌다. 고용주가 다른 편의를 많이 봐주고 있어 주휴수당을 달라고 말하기가 좀 껄끄럽단 것. 일을 그만둔 후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면 주휴수당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그간 일했던 정이 있어서 그럴 수도 없다고 한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어 쉽게 말을 꺼낼 수 없었다. 근로기준법 제55조는 사업주가 일주일 동안 소정의 근로
평생 주식 근처에는 가지 않으리라는 나의 다짐이 무뎌진 것은 작년 3월이었다. 당시 코로나 19위기로 증시가 폭락한 후 각종 백신, 치료제 등 의약품을 기점으로 개별 주식이 일제히 상승했다. 코로나19 타격을 상쇄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돈을 풀기 시작했다. 정부의 반복된 부동산 규제로 투자심리가 점점 증권시장으로 몰렸다. 여기저기서 주식 투자로 좋은 수익을 냈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쩌면 바이러스가 가져운 이 위기가 투자의 관점에서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었다. 결국 몇 가지 원칙을 세운 뒤, 주식시장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 그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