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휴가철이다. 장마 지나 불볕 속 매미 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분주한 일상에서 충전의 시간은 소중하다. 며칠간이라도 쉼을 여유를 가진다면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긍정에너지가 더해진다. 모처럼 찾아온 시간을 편안하고 즐겁게, 안전하게, 휴가다운 휴식을 취해야 할 것이다. 예년과는 달리 세계적인 감염병 확산에 여행가방을 끌고 해외로 나가는 것은 이제 낯선 풍경이 되었다. 이참에 가족과 더불어 우리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보며 휴식기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우리와 이웃한 풍경 속 아름다움을 즐기고 자잘한 행복을 만끽하는 것도 알찬
고향이 임하댐에 수몰됐던 시인 유안진은 소설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에다 실향의 안타까움을 쏟아냈다. 임하댐 수몰지역에 관한 기록물은 도로와 농지, 집을 비롯해 개발 직전 현황을 상세하게 남겼다. 수몰의 경우 댐 물이 빠지면 옛 자취가 웬만큼 드러나기도 하지만, 오늘 날 도시개발은 완벽한 철거와 깊은 터파기 등 첨단 공법으로 흔적이 파괴돼 버려 과거 형태를 추적하기 힘든 경우가 허다하다. 1993년 수질 조사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장유 신안계곡을 찾았다. 물 흐름을 따라 수가리, 장유, 서낙동강을 거쳐 낙동강 하구언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팬데믹을 일으키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영역에 충격과 변화를 가져왔다. 각 국의 봉쇄령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관계는 파편화되었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우울감이 사회 전반을 파고 들었다. 인간이 이렇게 우왕좌왕하며 혼돈 속에 있을 때 전 세계 곳곳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바로 인간의 간섭이 덜 해지자 그동안 파괴되었던 생태환경이 예전의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회복된 것이다. 최악의 대기오염 국가로 꼽히던 인도에서
예부터 '천 냥 빚도 말 한마디로 갚는다'라는 말이 있다. 말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날카로운 말 한마디는 상대방의 가슴을 찌르는 비수가 되어 영원히 가슴에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는 생명을 건지는 은혜로운 말이 되기도 한다. 지금의 내 모습은 내가 가진 말투의 결과이기도 하다. 요즘 코로나로 어려운 이 시기에 정치권에서 주고받는 말들이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북한에서 남쪽으로 향해 뱉어 내는 저주에 가까운 말들은 그들이 정상적인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말씨는 그
얼마 전 뉴스에 간송미술관 소장 유물이 경매에 나왔다. 그것도 세간에 주목을 받고 있는 국보급 유물 두 점이었다. 삼국시대 작품으로 추정되는 보물 제284호로 지정된 금동여래입상과 보물 제285호로 지정된 금동보살입상이 그것이다. 간송미술관은 일제강점기 때 간송전형필(1906~1962)이 사재를 털어 일본은 물론 국외로 반출되는 국보급 유물을 거금을 들여 수집해 전시하고 있는 사립박물관이다. 일제강점기 때에는 우리 유물에 대한 관심이 적었을 뿐만 아니라 큰돈을 들여서 골동품을 수집하는 사람들이 많이 없는 시기였다. 그러나 전형필은
미니멀 라이프 minimal life는 복잡하고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단순하게 살기다. 적게 소유하고 단순한 삶을 산다는 것은 권력과 물질의 욕망에 따르기보다 자신의 삶의 가치에 충실함을 추구한다. 미니멀 라이프라고 해서 무조건 적고 작은 것만을 지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삶의 부피를 줄이고 적게 소유하므로 스스로 가장 의미 있고 행복한 삶에 초점을 맞춘다. 단순한 삶을 살기 위한 과정은 내면의 진실성과 마주하는 과정이자, 다시 태어나기 위한 의식과도 같다. 단순한 삶을 실천하는 데는 과감하게 비우고 버려야 하는 선택이 필요하다.
"내 나라 하늘 끝 북쪽에 있고/ 남의 나라는 땅 끝 서쪽에 있네/ 일남(日南)에는 기러기조차 없어/ 누가 소식 전하러 림(林)으로 가리." 20세기 초, 둔황 막고 석굴 17호를 도굴한 프랑스인 동양학자 펠리오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 왕오천축국전에 있는 승(僧) 혜초의 시이다. 일남(日南)은 오늘날 베트남 중부, 림(林)은 계림(신라)으로 해석함이 옳다는 번역자 정수일의 주석을 참고할 때, 혜초의 긴 여정, 고적한 망향가가 애잔스럽다. 사람이 왕래하기 어려울 때 소식을 전하는데 이용했다는 기러기, 열사의 사막 한가운데 겨울
자연생태환경 보전 및 증진에 기여한 토지소유자등에 대하여 정부가 보상을 해주는 제도가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제도의 명칭은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계약' 이라고 하는데,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에 관련 법규가 규정되어 국무회의를 통과하였고 2020년 6월 11일부터 시행하게 된다. 생태계서비스란 온실가스 저감. 수질 정화, 먹이사슬 유지, 자연체험등 인간이 생태계로부터 얻는 각종의 혜택을 의미하는데, 환경경제학 분야 세계 석학인 호주 크로퍼드대학교 로버트 코스탄자 교수는 생
전 세계를 혼란에 빠트린 코로나19 사태가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는 대유행 중이다. 다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진정 기미를 보여 온라인 개학을 하였던 학생들이 약 5개월 만에 순차적으로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됐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 학생의 87% 정도인 15억명 가량이 학교에 가지를 못하고 집에 머무르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온 세계가 거의 준비하지 않았던 온라인 교육 시스템이 급하게 도입 됐다. 대체로 공교육에 실망하고 있었던 학부모들도 온라인 개학 이후 학교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하나도 소홀히 지나쳐선 안 되는 날들이 많지만, 또 하나 잊어서는 안 되는 날이 스승의 날이다. 매년 이맘때면 스승을 공경해야 한다는 뉴스와 보도들이 언론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곤 했는데 올해는 눈을 씻고 보아도 찾아볼 수 없으니 이것도 코로나19의 영향인가 싶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학생들이 꿈을 가질 수 있게 선택지를 제시해주는 선생님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느껴진다. 코로나19로 인한 교육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온라인 개학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장기화하고 격주제, 격일제 등교방안이
소리의 바퀴들이 공원을 훑어간다. 내가 떨어뜨린 꽃잎과 다리에 걸리는 바람의 안부를 묻는다. 꽃을 피우기 위한 세상의 소리들이 내 가난한 푸른 숲에서 그림자를 키우고 있다. 숲 속에서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알리는 수단처럼, 생명의 소용돌이를 몰고 다양하게 내 안으로 감겨든다. 새소리, 바람소리가 발설하지 못한 5월의 소리로 아우성인 공원에서 나는 어떤 걸음으로 걸어가는가? 담장을 타고 넘어오는 붉은 장미의 소리는 처연하다. 피고 지는 속도가 바람의 속도처럼 빠르기도 하겠지만 그 속에 존재하는 소리들이 계절이라는 시간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대한민국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실업과 폐업 등 경제적인 여파가 상당하지만 미세먼지로 고통받았던 지난 해 같은 시기를 떠올리면 코로나19가 기후위기로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에 던지는 메세지는 간과할 수 없다. 나사가 공개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자동차나 공장시설에서 배출돼 대기오염에 큰 영향을 끼친 이산화질소가 대폭 감소한 것이 확인되었다. 맑은 하늘에 사람들은 숨 쉬기가 편했고 해안가로 돌고래가 돌아오고 수많은 플라밍고, 홍학 떼가 사람이 사는 곳 가까이로 다가와 장관을 이루었다. 인간활동이 멈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