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사회에서 자신이 해야할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생명을 먹어요'는 우리 곁의 영웅을 담고 있다. 도축장에서 일하는 사카모토 씨. 직업이 부끄럽다. 그만두려고 했으나 어느날 '덕분에 쇠고기 잘 먹었습니다'라는 말을 듣는다. 겉은 초라한 사카모토 씨. 그러나 그와 같은 사람이 없으면 우리는 고기를 제대로 먹을 수 없다. 자신의 일은 안
집을 가진 이도, 집을 갖지 못한 이도 쉽지 않은 것이 한국에서의 삶이다. '어디 사세요?'는 2010년 3월부터 5월까지 경향신문에 19회에 걸쳐 연재된 기획물 '어디 사세요?-주거의 사회학'을 단행본으로 재구성했다. 주택시장이 그야말로 투전판으로 변질되면서 우리의 포근하고 편안한 보금자리여야 하는 '집'이 한국의 정치·사회&mid
'비판적 지식인의 전형', 평생을 우상 타파에 바친 '이성의 파수꾼', 리영희. 지난 5일 한국지성사의 큰 별로 지고 만 선생을 '리영희 전문가'로 불리는 김삼웅 정치평론가가 평전으로 되살려냈다. 이 '리영희 평전'은 선생과 저자가 나눈 깊고도 오랜 교감의 결실로서, 그 파란곡절의 생애와 사상을 600쪽의 묵직한 분량에 조목조목 짚어낸 최초의
'나는 눈이 아프도록 세상을 들여다보았다.' 신작 장편소설 을 발표한 소설가 김훈은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썼다. 그 소설을 나 역시 눈이 아프게 들여다보았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뇌물죄와 알선수재죄로 징역형을 받은 전직 군청공무원 아버지와, 민통선 안 국립 수목원의 전속 세밀화가인 스물 아홉 살 난 딸, 남편을 '그 인
'잊혀져가는 우리말'을 아쉬워하며 그 말을 살려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설마 우리가 일부러 우리말을 잊고 싶어서 잊었겠는가. 말이 없어지는 건 행위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물건을 사용하거나 행위를 하지 않으니 자연히 그 말을 쓸 일이 없어지고, 점차 사람들의 세상 속에서 설 자리가 없어져 잊혀진 것이다. 해가 지도록 동무들과 어울리며 놀던 아이들
올해는 존 레논이 지난 1980년 미국 뉴욕에서 한 청년의 총탄에 맞아 숨을 거둔 지 30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책도 나왔다. '레논 평전'이다. 책에는 잉글랜드 리버풀에서 노동계급 출신으로 태어난 레논이 '비틀즈'를 결성해 20세기 최고의 스타로 성장한 과정과 그의 인생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다. 레논은 드러내 놓고 반전·평화운
'열두 살의 전쟁'은 우리가 잊고 있던 6·25 전쟁의 비극을 고발하는 동화다. 3년 동안 주인공 강하의 눈앞에 펼쳐진 전쟁은 비인간적 모습 그대로였다. 상대가 적군이든 아군이든 상관없이 힘없고 연약한 아이들까지 고통을 겪는다. 강하에게 전쟁은 괴물이었다. 책은 무고한 주민의 목숨을 구한 할머니와 젊은 생명을 지켜낸 강하 엄마의 모습을 통해
'프로이트의 환자들'은 '의사' 프로이트의 삶을 집중 조명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이론의 근원을 찾는다. 프로이트는 52년 동안 하루 열 시간씩 환자를 진료하고 분석한 지독한 일벌레.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며 연구하다 현재 이론들을 탄생시켰다. 저자는 "프로이트는 진정한 의사였다. 수많은 환자들이 프로이트를 만난 후 새로운 인생을 살았다. 환
등단 15년의 소설가 은희경(51)은 우연하게 접한 가수 키비(kebee)의 노래 '소년을 위로해줘'를 듣고 문득 자신 안에 도사린 경직성, 보수성 같은 것을 보았고, 정련된 완성도를 추구하는 스타일에서 벗어나 마치 힙합처럼 자유로운 시도를 새 장편소설에 담았다. '소년을 위로해줘'의 주인공은 힙합을 즐기는 평범한 열일곱 살 고등학생 연우다. 한 소
는 사회 네트워크와 커뮤니티가 개인의 생활과 건강 정서 정치 종교 문화 성적 취향 등 모든 부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학문적 기반을 바탕으로 분석했다. 저자는 '소셜 네트워크'에 흥미를 느끼고 10년간 연구했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배우자에게 얼마나 큰 타격을 주는지, 한 사람이 병을 얻으면 다른 사람 역시 병
는 화법이 직설적이지만 저자의 세심한 관찰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책은 공부에 지친 아이들에게 신선한 청량감을 준다. '공부와 휴식을 적절하게 배분해야 한다'라는 교훈적인 이야기지만 딱딱하지 않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스토리가 엮여 있어 재미있다. 마냥 노는 것은 지루할 뿐이라는 역설도 담겨 있다. 송골매의
한국에 30만~40만 명의 고정 독자가 있다는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안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작품 대부분이 지극히 상상력에 기댄 소재를 바탕으로 해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것. 그러나 두 권으로 나온 신작 은 도시 외곽의 쓰레기 하치장이라는 현실장소를 주 무대로 하고 있다. 미래를 예언하지만 정작 자신의 과거는 모르는
시골에서 농사나 지으면서 살아볼까, 라는 말이 삶의 대안도 희망사항도 아니라는 걸 알만 한 사람은 다 안다. 귀농에 성공한 사람들의 책은 '정말 대단하다, 부럽다' 감탄과 주눅을 불러오고, 실패하여 역귀농 하는 사람들의 경험은 "나는 어림도 없겠구나" 겁먹게 만든다. 최영철 시인과 조명숙 소설가도 김해 생림 마사리에서 농사를 지었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