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남편 길정수(46) 씨를 만나 모로코에서 한국으로 온 하난(24) 씨. 그는 5일마다 열리는 김해 동상동 시장에서 10년째 두부장사를 하는 남편을 돕고 있다. 요즘 이 부부의 얼굴엔 웃음이 떠날 줄 모른다. 스무 살이 넘는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딸 라완이를 얻었기 때문. "태어난 지 7개월 됐어요. 아빠를 많이 닮아서 한국아이 같네요.
"상처 받은 외국인들의 마음 제가 어루만져주고 싶어요." 김해시 서상동 김해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는 아픈 사연을 가진 외국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상담원 김마리아(36) 씨가 있다. 필리핀에서 태어나 1999년 영어공부를 하러온 지금의 남편을 만나 2001년 처음 김해 땅을 밟은 그는 김해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 3년 동안 상담원으로 일하며 가장
"굿모닝 레이 티쳐!" 김해시 동상동 동광초등학교 필리핀 원어민 교사 알 레이(40) 씨는 생기 넘치는 아이들의 아침인사를 받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생김새도 다르고 한국말도 서툰 필리핀 선생님을 아이들이 어려워 하면 어쩌나 고민도 했지만, 그 누구보다 마음의 문을 쉽게 열어주는 아이들이 있기에 레이 씨는 외국인으로서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가
김해 서상동에 가면 이스칸다르(38) 씨가 운영하는 우즈베키스탄 레스토랑 '사마리칸트'를 찾을 수 있다. 뭉툭한 코와 선한 눈매를 가진 이스칸다르 씨는 이 레스토랑의 사장이지만 직접 요리를 하는 주방장이기도 하다. 러시아인 종업원 한 명을 데리고 식당을 꾸려가는 그는 2007년 서울 의정부에서 처음으로 우즈베키스탄 식당을 열었으며, 의정부보다 김해에 외
가와라자키 노리코(49) 씨의 첫인상은 인상적이었다. 깊은 눈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얼굴. 그 속엔 강인한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집엔 대식구가 모여 산다. 여든이 넘은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며, 아이는 다섯이나 된다. 그는 "어찌나 바쁜지 하루가 모자랄 정도"라고 했다. 노리코 씨가 한국에 시집온 건 지금으로부
한성기(41) 씨와 중국인 아내 진유빈(38) 씨는 동네에서 소문난 '잉꼬부부'다. 한국으로 시집와 힘든 일이 있었을 법도 한데 진 씨는 "남편 덕에 행복했다"며 치켜세운다. 그는 인터뷰 내내 입에 침이 마르도록 남편 칭찬을 했다. 처음엔 흔히 있는 '닭살 부부'정도로 생각했는데 듣다 보니 남편 한 씨가 대단하게 느껴질 정도다. 진
지난 14일 '가야문화축제'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데니 팽리나(42·인도네시아) 씨의 얼굴엔 설렘이 가득했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안내를 돕는 일을 맡은 그는 축제의 숨은 주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인도네시아 화교인 데니 씨는 인도네시아어뿐 아니라 중국어, 영어, 한국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하다. 그는 "능력을 살려 남을
지난 5일 인제대학교에는 봄을 알리는 화창한 햇살이 가득했다. 분주히 움직이는 학생들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 학교 교환학생 유양(21·중국) 씨. 하얀 책가방을 매고 머리를 가지런히 빗어 넘긴 그의 얼굴엔 새내기 대학생 같은 풋풋함이 묻어났다. 시안외국어대학교에 재학 중인 유 씨는 지난해 9월부터 교환학생 자격으로 김해
'의사 집안의 딸, 100년 전통의 히타치 그룹 근무.' 모리와키 치아키(47) 씨는 일본에서 '엄친딸' 일등 신붓감이었다. 그런 그가 지난 1997년 한국에 시집가겠다고 했을 때 모두가 만류했다. 하지만 그는 벌써 네 아이의 엄마가 됐다. 한국 생활 15년 만에 이제 '아줌마'가 다 됐다고 너스레를 떠는 그의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치아키
지난 21일 김해시 서상동 김해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사람은 우금옥(42·중국) 씨였다. 분홍색 정장을 갖춰 입은 그는 환한 미소로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게다가 유창한 한국어 실력은 중국인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눈치채지 못할 정도였다. "원래 제 성격이 적극적이고 활발해요"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김해시 동상동 전통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강영(37·외동) 씨와 김옥란(34·장유면) 씨가 운영하는 중국인 서비스센터가 있다. 비행기 티켓 예매 대행을 주로 하고 가게 한편에는 슈퍼를 운영한다. 하지만 이 곳엔 도움을 구하러 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 한국말이 서툴러 병원에 가지 못하거나 회사에서의 부당한 대우 등 이유도 다양하다. 그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근무결혼 이주민 여성들에게친구 같은 사람 되고 싶어김해시 부원동 김해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하 센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환하게 웃음을 건네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 센터의 언어영재교실에서 선생님으로 근무하는 중국인 우나(31) 씨. 그는 지난 2009년 한국에 온 이후 어느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도청과 시청에서 인턴 생활도 두
"창피하고, 안쓰럽고, 안타깝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이 들죠." 지난 3일 삼방동 한 카페에서 만난 증티뚜익한(한국이름 정은선·39) 씨는 경찰서에서 '민간인 통역요원'으로 활동한 지난 10년 간의 소회를 이렇게 풀어냈다. 정 씨는 지난 2000년부터 경찰서에서 베트남인과 관련된 각종 사건&mi
김해시 서상동 외국인 선교교회에서 만난 수베디 여거라즈(39) 목사는 자신을 사회운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네팔에서 종교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사회적 관심이 별로 없는데 한국의 기독교나 가톨릭은 그렇지 않아요." 지난 1996년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왔던 그가 목사가 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원래 그의 종교는 힌두교였다
"나마스떼!"가게 문을 열자 주인 라주(31) 씨가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지난 17일 오후 찾은 그의 가게는 평일인데도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한쪽에서는 노트북으로 열심히 게임을 하는가 하면, 다른 쪽은 때늦은 점심식사가 한창이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나마스떼'라는 인사는 서글서글한 눈매에 푸근한 첫 인상을 가진 라주 씨만큼
노동자 출신 차별받는 설움 누구보다 잘 알지요
"아이들에게 즐겁게 사는 법을 알려주고 싶어요."조기 사교육이 극성이라고 한다.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에게 영어책을 읽히고, 이것도 모자라 피아노, 미술학원까지. 한국의 조기교육은 해외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하지만 한국 못지 않게 사교육 열풍이 부는 곳이 중국이다. 중국 한 여론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대도시 가정의 60%가 수입
설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5일 간의 꿀맛 같은 휴일이 기다려지긴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이곳엔 이들을 반겨줄 '가족'이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무슬림들은 이럴 때마다 찾는 곳이 있다. 바로 서상동에 위치한 '모로코 카사블랑카'. 모로코 음식점인 이곳은 한국의 '사랑방'과도 같다. 지난 24일 오후 찾은 카사블랑카는 어
"새로운 도전이라 설레고 떨려요. 잘 됐으면 좋겠어요."지난 10일 동상동 창의문화만들기 사무실에서 오카다 미와(41) 씨를 만났다. 동상동 재래시장 '와글와글 방송국'에서 진행을 맡은 그는 오는 16일 '첫방'에 대한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재래시장의 라디오 방송국이 주목을 끌면서 미와 씨도 주변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한국말은
미란타(38)씨는 행복에 젖어 있었다. 고향인 스리랑카에 있는 부모님과 동생들, 그리고 친구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렜다. 빠진 물건은 없는지 몇 번이나 확인했다. 그러나 비행기에 채 몸을 싣기도 전 그 꿈은 산산조각났다. 지난 11월 27일 김해공항에서의 일이었다."아 이 xx야. 따라와." 출국 심사를 하던 심사관이 갑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