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린>> 소현이네를 다녀온 뒤, 차가운 방을 세상모르고 누리던 소현이가 자꾸 눈에 밟혔다. 소현이네 주방에는 온갖 가공식품, 라면만 널브러져있었다. '미등록아동', '미등록외국인'이라는 딱지는 따뜻한 집. 영양 가득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권리조차 뺏었다. 우리가 외면하는 사이 '행복', '희망'이라는 단어는 그들에게 사치품일 수밖에 없다. 경민>> 가 오는 12월 1일자로 창간 7주년을 맞는다. 개인적으로는 문화·예술 지면을 맡아 지난 1년 간 바쁜 시간을 보냈다
재훈>> 대성동고분군에서 더 이상 큰 행사를 치르기 어렵게 됐다. 문화청이 문화재 보호를 위해 가급적 행사 용도 이용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기 때문이다. "1급 문화재를 놀이터처럼 쓰는 지자체가 어디 있냐"는 문화재청 관계자의 말처럼 가야 유산의 보존을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다. 오랜 관행에서 탈피하기 위해 대성동고분군을 대신할 열린 광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민>> 가끔 취재를 하다 보면 보도 자료와 실제 내용이 달라 어리둥절한 경우가 있다. 그러나 더 당황스러울 때는 잘못된 보도 자료 내용이 그대로 실려 있는 기사를 접했을 때
나리>> 창원터널 사고 때 철제차광망 때문에 화재·폭발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를 만났다. 그는 방호울타리 강도 성능 평가 동영상을 보여줬다. 창원터널 사고보다 더 큰 각도에서 화물차가 방호울타리를 들이받았다. 순식간에 차광망이 날아가고 화물차 앞 부품이 찌그러졌다. 방호울타리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철저한 시험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차가 부서지고 망가지는 손해 쯤은 수십~수백 만대가 넘는 차량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아까운 게 아니었다. 그러나 방호울타리 성능을 그토록 철저하게 검증하는 방면, 차광
예린>> 지난달 24일 '김해교육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가 1시간 정도 지나자 김해시 공무원은 보이지 않았다. 토론자로 참여했던 김해시의회 김종근 의원은 자신의 토론 내용을 발표하고서는 곧바로 토론장을 떠났다. 물론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다음 토론회에서는 모든 참석자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나리>> 무계동 저층 아파트에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건립 허가를 내 준 김해시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허성곤 시장이 지난 추석 때 이 곳을 방문했다고 한다. 다음날, 장유1동 주민
경민>> 지난달 28일 국립김해박물관에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추진 학술대회'가 열렸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학계 관계자,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주최 측의 인사말로 꾸며진 1부 행사가 끝나자 대다수 참석자들이 자리를 떠났다. 30여 명만 남아 자리를 지켰다. 한 발제자가 불참하는 바람에 다른 사람이 발표문을 대신 설명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련 지자체와 학계 관계자, 시민 들의 관심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리>> 취재를 하기 위해 분산성
나리>> 김해시가 사업비 81억 원을 들여 조성한 조만강생태체육공원 관련기사를 취재했다. 이곳을 관리하는 부서는 한두 곳이 아니었다. 공원에 하천이 있기 때문에 친환경생태과, 체육시설이 있기 때문에 체육지원과가 담당부서였다. 꽃단지 조성은 농산업지원과, 공원 전체 관리는 공원을 조성한 건설과가 맡는다고 했다. 공원에 다양한 환경이 섞여 있기 때문에 여러 부서가 일을 나눠 더 전문적·체계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 행정은 협업이라기보다는 따로 노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각 부서의 공원 담당자가 꽃단지 조성
경민>> 장유의 외덕마을 주민들은 20여 년 전 본래의 마을이 있던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마을 전체를 옮겨왔다. 장유 지구 도시개발 사업에 마을이 편입되면서 뿔뿔이 흩어지게 된 주민들이 서로 믿고 마음을 모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마을에서는 '옆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다 안다'는 옛말이 지금도 지켜지고 있다. 이웃사촌이란 말이 무색해진 요즘, '끈끈한 정을 나누는 마을'로 좋은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마을 상수도 기념비까지 옮겨온 주민들의 애향심 덕분에 자연마을 외덕마을에 대한 기록도 더
재훈>> 삼계석산 도시개발사업 예정지에 폐기물 불법 투기의혹이 제기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주 김해시는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에 감사 청구 조사결과를 통보했다. 청구 내용 가운에 절반만 인정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관련 규정의 미비를 들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병 뚜껑이 병 입구보다 넓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처럼 복구한 산지는 채석한 땅보다 높아야 한다. 복구한 산지가 채석한 땅보다 낮은데도 당시 공무원들은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 지켜지지 않았는데도 시는 당시 관행과 규정을 들어 책임을
재훈>> 지난주 서울 국회에서 가야사와 가야불교를 재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야사 복원을 강조한 후 열리는 대형 학술대회여서 관심이 높았다. 아직 가야사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가야사 전공자들과 불교철학, 언어학 등 다른 분야 전공자 사이에 허왕후 도래, 가야불교 등을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비록 상당한
재훈>> 김해에는 한 때 수백 명의 노비가 기거할 정도로 큰 사찰이 있었다. 바로 상동면 감로리에 있었던 감로사였다. 조선 말 폐사된 후 지금은 제대로 된 흔적을 찾기 힘들다. 불상과 석탑은 다른 절과 대학 박물관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고려와 조선시대에 수많은 불자들이 오갔을 절터엔 기와 파편만 나뒹굴고 있다. 감로사 앞 연못 '옥지연
예린>> 능동중, 삼문고 학생들은 오랫동안 미세먼지를 마시며 장유터널을 걸어 등하교해야 했다. 지난 3월 15일 처음 기사를 쓴 이후 회사 일을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집 근처 장유터널을 지날 때마다 마음이 늘 무거웠다. 드디어 보도 5개월 만에 버스 노선이 생긴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늦가을에는 학생들이 버스를 타고 장유터널을 지날 생각을 하니 저
나리>> 지난 18일 김해아이쿱생협 교육장에서 열린 미세먼지 강연에서는 "헉" 하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미세먼지에 나름대로 관심을 가진 시민들이 모인 자리였지만, 전문가의 입을 통해 듣는 현실은 더 충격이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 대기질 수준이 180개국 중 173위라는 설명에서는 기자의 입에서도 '헉' 하는 소
나리>> 한림면 망천1구에 사는 할머니와 마을을 한 바퀴 돌았다. 할머니의 기억 속에 있는 물 좋고 공기 좋은 마을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공장에 가까이 가자 매캐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다. 공사장을 오가는 대형 덤프트럭은 물을 뿌리지도 않고 뿌연 먼지를 내며 마을을 오갔다. 조금 더 머무르다간 먼지를 뒤집어 쓸 것 같아 걸
예린>> 한림면 신천리 망천1구마을 뒷산은 황토빛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산을 바라보는 60~80대 어르신들은 가슴만 칠 뿐이다. "2년 전에는 산업단지가 들어와서 뒷산을 다 깎아버리더니, 이제는 고체폐기물연료 열병합발전소가 들어선답니다. 결국 우리 보고 마을에 살지 말라는 이야기 아닙니까?" 각종 공장에 둘러싸인 망천1구마을
재훈>> 김해시가 강하게 밀어 붙였던 부곡동 식품특화산단과 율하도시개발사업에 김해시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김해시도시개발공사 사업인 식품산단의 경우 주변 소각장, 공장 때문에 생활권 침해를 받는 주민들의 반발이 컸고, 지역업체인 대저건설이 참여하는 율하도시개발사업은 특정기업을 염두에 둔 특혜성 사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시가 시민을 배려하지 않고,
나리>> 최근 김해중부경찰서와 함께 외국인 간담회를 열었다. 지금까지 진행했던 다른 간담회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련 문제들이 산적해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아이가 따돌림을 받는 데 해결책이 없는 결혼이주여성, 난민 신세로 전세계를 떠돌아야 하는 외국인, 고용주의 일방적인 해고에 시달
재훈>> 지역 부동산중개사무소 10여 곳을 돌아다니며 아파트 거래 상황을 물었다. 올 봄에는 신혼부부들이 집 찾는 문의도 거의 없다며 한숨 쉬는 소장들이 많았다. 동네에 따라 체감경기에 온도 차이가 있지만, 매물은 많은 반면 수요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설명이었다. 내집 마련을 고민하는 실수요자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예린>>
재훈>> 가야불교를 취재하기 위해 부산 강서구 녹산동의 흥국사를 찾았다. 흥국산 주변은 명동경제자유구역 등과 성우일반산단을 조성하느라 산허리가 잘려나가 여기 저기 회색빛 암반을 드러내고 있었다. 개발은 주변 마을의 공동화를 부채질했을 뿐만 아니라 2000년 전 허왕후가 수로왕을 만나기 위해 넘었을 산길도 지우고 있었다. 가야불교의 흔적이 사라져
나리>>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금품을 건네는 '돈선거'는 옛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김해시의회가 하는 꼴을 보니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김명식·배창한 전 김해시의회 의장과 박정규 시의원이 돈선거로 줄줄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취재를 하다 보면 종종 "김해시의회는 사라져야 한다&qu
재훈>> 불법매립 의혹이 제기된 삼계나전지구 취재를 위해 김해시 담당부서를 찾아갔다. 산지관리 담당자는 2010년 당시 산지복구를 현장점검한 서류가 없다고 했다. 폐기물관리 담당자는 자료를 찾아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불과 7년 전 인·허가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시는 당시 행정에 문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