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진보-보수 정권을 막론하고 부동산 불로소득이 팽창하는 한국 사회를 꼬집는 짧은 글을 모은 책이다. 저자는 부동산 가격 폭등은 '합법적 약탈'이라고 말한다. 이 약탈은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번 정부에서는 20차례 이상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21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는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했다. 올해 초에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도 다짐했다. 그런데
한국은 청소년기부터 입시에 정열을 바치는 교육열이 상당한 나라다. 하지만 누구도 진정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묻지 않는다는 점에서 교육에 지극히 냉담한 나라다. 공부에 대한 논의도 입시 제도 토론으로 축소된 지 오래다. 는 공부의 기초부터 심화까지 생각의 근육을 길러주는 법을 알려준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인 저자는 성숙한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공부에 대한 관점을 전환할 것을 말한다. 그 예로 "우리는 모두 시궁창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몇
제품 글로벌 공급망 '로컬'로 점차 전환노동자 실직 증가, 4차산업혁명 가속화코로나19가 중국에 확산하던 지난 2월 애플의 중국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애플 생산은 전년 대비 60%가 감소했다. 당시 현대자동차 공장도 멈췄다. 자동차의 혈관 역할을 하는 배선 뭉치인 '와이어링 하네스'를 생산하는 중국 공장 가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적시 생산(just-in-time)' 공급이 가능하도록 구축된 글로벌 공급망은 효율성이 높은 반면, 코로나19와 같은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한 것으
코리안 티처서수진 지음한겨레출판284쪽 / 1만 3800원.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고학력 비정규직 여성 네 명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체계적 프로그램 없이 외국 유학생을 마구잡이로 끌어들이는 한국어학당 현장을 핍진하게 그렸다.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으면서 시간 노동 감정 에너지를 마지막 한 알까지 짜내는 우리 시대 모습을 그렸다. 뉴노멀의 철학김재인 지음동아시아224쪽 / 1만 5000원.근대 이후를 모색해야 한다며 서구 근대가 만든 '정부'와 '사회계약론'의 맹점을 넘어선 사상과 가치를 만
은 국내 젊은 작가 7명이 그려 낸 부산 이야기다. 임회숙, 곽재식, 송재현, 목혜원, 김경희, 백이원, 김이은 작가의 단편 7편이 실렸다. 이들 중에는 부산이 고향이거나 부산을 터전으로 활동하는 작가도 있고, 그저 부산과 인연이 닿아 있을 뿐인 작가도 있다. 책은 출판사 아르띠잔이 기획한 누벨바그 시리즈로 제주, 도쿄, 뉴욕에 이어 나온 네 번째 테마 소설이다. 작가들은 세계 여러 도시를 배경으로 삼은 소설에서 장소성을 한껏 표출한다. 에서도 부산이란 장소적 특성이 잘 드러난다. 2008년 신
조정래의 문학·역사·인생론 고스란히 등단 50년 맞아 특별판으로 다시 출간"문학은 인간에 대한 총체적 탐구작업 정치 이념 아닌 사람 자체를 받들어야"역시 탁월한 글쓰기다. 소설가 조정래의 은 단숨에 읽힌다. 써야 할 것을 쓰고, 해야 할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그러나 빠짐없이 해 놓았다. 이 책은 원래 2009년에 나왔다. 작가의 등단 50년을 맞아 특별판으로 다시 출간한 것이다. 조정래의 문학론 역사론 인생론이 적확하고 구수한 입담에 실려 있다. 독자를 깊이 끌고 들어가는 글이다. 그는 좋은 글을 쓰려면
심판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전미연 옮김열린책들/224쪽1만 2800원.천국에 있는 법정을 배경으로 판사·검사·변호사·피고인이 펼치는 설전을 유쾌하게 그려낸 희곡. 지상과는 다른 가치 체계와 도덕 규범이 작동하는 천상 법정을 배경으로 설정해 사회적 문제나 편견 등을 자연스럽게 건드린다.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유머가 빛난다. 하늘북이재운 지음 / 도서출판 선상권 376쪽, 하권 408쪽각권 1만 5000원.구한말 동학농민군이 궤멸당하고 일제가 시시각각 밀려들어 오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 한민족 역사상 가장 극심한 재앙기에 백
1960년대 이후 간첩사건 소개공안통치·선거 악용 배경 다뤄는 한국 현대사 속의 조작 간첩 사건의 비극과 역사를 다룬 책이다. 분단 이후 1950~60년대 남과 북은 정신없이 공작원을 침투시켰다. 하지만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이 분수령이었다. 간첩 수가 줄어든 대신 한국의 공안기관들은 간첩 사건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한국 현대사에서 조작간첩 사건은 100건이 훨씬 넘는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기실 1960년대부터 공안통치 구조를 만들고 강화하기 위해 공안 사건과 간첩 사건이 줄을 잇기 시작했다. 인혁당·동백림
'문명 읽는 공학자' 최재붕 교수 신작 코로나 속 디지털 전환은 '생존' 문제 미래 새 기준 '포노 사피엔스 코드' 필요"변화 속 새로운 시대 준비할 힘 길러야" '문명을 읽는 공학자'로 알려진 최재붕 성균관대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기계공학부 교수는 지난해 베스트셀러 를 펴낸 바 있다. '포노 사피엔스'란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로 갖게 된 슬기로운 인류를 뜻한다. 최 교수는 신작 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에는
내 인생의 사방연속무늬류소영 지음(주)도서출판 강244쪽 / 1만 4000원.9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 생이 비루하다고 되뇌면서도 거기서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하는 인물들이 나온다. 작가는 혼돈의 순간을 마주할 때 그들이 감당해야 했던 감정을 한 올 한 올 건져내고 그 이면에 자리한 경쟁을 종용하는 사회 등 냉혹한 현실을 감지하게 한다. 중국 군벌 전쟁권성욱 지음미지북스1395쪽 / 4만 8000원.청조 멸망 후 중국에선 황제가 되고자 한 위안스카이, 동북왕 장쭤린, 중원의 패자 우페이푸, 남방의 혁명가 쑨원 등 전국 각지의 군벌들
은 부모의 위선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윤재인 작가는 "자본이 곧 권력이 되는 사회에서 허황되고 과시적인 삶을 사는 부모와 그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일상이 어떠할까에 대한 생각에서 글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부모는 현아에게 물리적 폭력을 가하지는 않지만, 남들보다 폼 나게 꾸미기를 강요한다. 윤 작가는 "'거짓'으로 행동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도리어 장려하는 부모의 이중적인 가치관이야말로 아이에게는 치명적인 폭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가 난 아빠가 무대
1998년 인터넷 기반 DVD업체로 시작20여 년 만에 세계 콘텐츠 '큰손' 성장소비자가 원하는 체제 정착 위해 혁신기술·산업 체제 전환기 성장 비결 담아1998년 넷플릭스(Netflix)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DVD 대여사업을 시작했을 무렵, 신생 스타트업인 이 기업이 '블록버스터'나 '무비 갤러리'와 같은 대형 오프라인 영화·게임 대여 체인점들과 경쟁하면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희박했다. 하지만 두 대형 비디오 체인 기업들은 모두 넷플릭스와의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2010년 사라졌
헤세정여울 지음아르테288쪽 / 1만 8800원.독일과 스위스에 남겨진 헤세의 흔적을 찾아다니며 헤세로부터 받은 치유의 순간을 전한다. 여행자, 방랑자, 안내자, 탐구자, 예술가, 아웃사이더, 구도자라는 7가지 키워드로 헤세의 삶을 재조명한다. 도주에서 방랑으로, 방랑에서 순례로 나아가는 헤세의 삶과 작품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불현듯, 영화의 맛이주익 지음계단352쪽 / 1만 6500원.영화 '만추'의 제작자인 저자는 영화에 나온 그 음식이 맛있는 이유를 영화적 맥락과 인물의 성격, 요리의 특징을 중
는 1945년 해방 이후부터 2020년에 이르기까지 한류 역사를 총괄한 책이다.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강준만이 썼다. 지구촌 인구 0.7%에 불과한 한국민의 한류가 지금 지구촌을 휩쓸고 있다. '0.7%의 반란'이라고 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한류의 바탕에는 40년 동안의 AFKN 문화가 있었다. 미국 문화였다. 그래서 한류는 '서구가 우리 몸속을 통과해서 형성된 문화'라고 해석한다. 그만큼 한국 대중문화는 미국 문화적인 것으로 침윤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
독립협회 보조금 영수증·영어 교재 등30년 발품 팔며 모은 14개 수집품 소개한국 근현대 사람들의 희로애락 담아저자는 30여 년 전 서울대 국사학과 입학 뒤 강원도 양양군 오산리 선사시대 유적지로 첫 학술답사를 떠났다. 당시 주제 발표를 듣는 것이 따분해 심심풀이로 모래밭을 발로 헤집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빗살무기토기 파편을 발견했다. 1만 년 전의 사람들과 접속하는 감동을 느낀 저자는 그때부터 컬렉터의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수집한 물건은 아주 오래된 유물이나 값비싼 예술품이 아니었다. 사진, 영수증, 일기, 편지, 사직서 등 평
사치와 고요기준영 지음문학과지성사294쪽 / 1만 3000원.세련된 문체와 신비로운 전개 방식으로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해온 기준영의 세 번째 소설집. '마켓' '여기 없는 모든 것' '사치와 고요' '비둘기와 백합과 태양에게' 등 9편의 소설이 실렸다. 삶을 무너뜨리는 불가해한 운명에 맞서다가 뜻밖의 희망을 발견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사라진 밤할런 코벤 지음노진선 옮김 / 문학수첩424쪽 / 1만 3800원.세계 3대 미스터리 문학상인 '에드거상' '
은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경이롭고 정교한 발명품인 연필에 대한 백과사전이라 할 만하다. 미국 듀크대 토목공학과 석좌교수인 저자는 600여 쪽에 걸쳐 연필의 역사를 방대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연필의 탄생부터 어원학적 기원, 기술적 발전 과정, 연필을 둘러싼 산업적 배경 등을 넓게 아우르면서도 깊이 파고들었다. 나무 연필의 근세 역사는 적어도 4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위스 내과 의사인 콘라트 게스너는 1565년 발간한 란 책에서 현대 연필의 시조에 대한
"나치 독일은 프로이센 실패서 나온 것" '문제적 국가'의 역사 본격적으로 다뤄은 프로이센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룬 역사책이다. 1600년에서 1947년까지 350년가량을 세세히 다루고 있다. 1050여 쪽의 방대한 책이다. 프로이센 역사는 문제적이다. 자본주의 발전에서 '의회주의' 영국과 '시민혁명' 프랑스와 달리 국가 중심으로 '독일의 특수한 길'을 열었던 것이 프로이센이다. 통칭 후발 자본주의 독일의 역사적 실체가 프로이센이었다. 그러나 이제 자본주
인문학으로 읽는 국악이야기하응백 지음Human & Books300쪽 / 1만 5000원.문학평론가인 저자가 민요라는 수수께끼를 인문학으로 풀어냈다. 국악 노랫말이 함유하고 있는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기 위해 역사적 사실과 문학적 관점을 더했다. 거의 방치돼 있다시피 한 경기소리와 서도소리와 같은 민요 노랫말의 뜻풀이에 대한 방법론도 제시한다. 팬데믹 패닉슬라보예 지젝 지음강우성 옮김200쪽 / 1만 5000원.가장 논쟁적인 철학자인 저자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세계에 전하는 긴급한 제언. 인류는 코로나 시대에 협력과 연대를 꾀하는 지구
빅토르 위고의 에는 파리의 하수도가 무대로 등장한다. 정부군의 총공격으로 수양딸 코제트의 애인인 공화파 투쟁가 마리우스가 중상을 입자, 장발장이 그를 둘러업고 불결하기 짝이 없는 하수도를 통해 탈출하는 장면에서다. 이 배경에는 1832년 파리의 콜레라 유행이 있다. 그런데 위고는 장발장을 왜 하필 하수도로 탈출시켰을까? 하수도는 당시 아무도 그 정체를 몰랐던 콜레라균에 오염된 환자의 대변과 각종 오물이 모여드는 콜레라 유행의 온상이었다. 위고는 상상을 초월하는 위험을 무릅쓰는 장발장을 통해 그의 영웅적이고 헌신적인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