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창업계에 뛰어든 후 가장 먼저 직면한 어려움은 통장에 잔고가 없다는 것이었다. 금융권으로부터 투자받은 자금도 쏜살같이 사라지는가하면 정부지원금도 게눈 감추듯 먹어치워버렸다. 돈에 항상 배고팠지만 의미있는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 돈은 따라올꺼라며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반드시 떼 돈을 벌 수 있으리라.....'그러나 현실은 아니었다.돈은커녕 사람마저 떠나는 처지가 됐고, 결국은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캐쉬카우'(Cash Cow·꾸준한 수익을 가져다주는 제품 역할을 해주는 그 무언가가 없었던 것이
2030세대의 표심과 관련하여 세대 갈등의 문제가 다시 한 번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2030세대의 불만과 좌절을 해결해주지 못해 왔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세상에서 갈등의 발생은 필연적이다. 한 개인의 마음 속에도 정신내적인 갈등이 있는데, 서로 다른 개인들 간에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또한 사회의 발전과 역동성을 위해 어느 정도의 갈등은 필요하다. 정신의학에서는 정신내적 갈등이나 대인관계 갈등의 발생 원인을 대화의 장애, 소통의 장애에서 찾는다. 타인과의 대화에 장애가 대인관계 갈등을 유발하고 자기
심리학과 사회학에 두루 쓰이는 개념 가운데 '회복탄력성'이라는 것이 있다. 뜻을 풀자면, 크고 작은 시련이나 실패에 대한 인식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뛰어 오르는 마음의 근력 정도로 풀이된다. 물체마다 탄성이 다르듯이 회복탄력성도 사람들마다 그 정도가 다르다. 탄력성이 큰 사람은 역경으로 인해 삶의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가도 원래의 자리보다 더 높은 곳까지 튕겨 오를 수 있다. 그런 삶의 서사들은 각종 매체를 통해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전해 준다. 그리고 그 본보기들이 많은 이들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러
불법촬영으로 인해 전국이 술렁이던 가운데 작년 김해의 모학교에서 교사에 의한 불법촬영이 있었다. 그 후로도 경남지역의 몇몇 학교에 불법촬영기기를 설치하여 촬영했던 교사들이 검거되었다. 하지만 학생 대상 성평등교육 및 교직원 대상 성인지교육을 하며 우리지역 내 불법촬영과 관련된 사례를 나누면 그러한 사건에 대해 믿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러한 반응은 '학교에서 설마 불법촬영이 일어날까'와 '그러한 성범죄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였다. 학내 화장실에 설치된 불법촬영기기에는 학생과
길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위드 코로나가 시작됐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위드 코로나를 먼저 시행한 나라들이 예외 없이 확진자의 증가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드 코로나가 시행된다 하더라도 거리두기 때의 생활 습관 중 상당 부분을 유지하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코로나로 인한 제약을 오히려 코로나가 준 선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런 것들 중 하나가 바로 '만족하는 힘'이다. 현대인은 과거에 비해 만족하는 힘이 많이 약화돼 있는데, 코로나로 인한 제한조치가 오히려 적은 것들로 만족하면서 지낼 수 있는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가 영국 글래스고에서 11월부터 열린다. 세계 197개국 정상들은 평균 지구 기온 1.5℃ 상승이 되면 인류가 파국을 맞이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2015년 파리협정을 체결했다. COP26은 이 협정의 이행을 위해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계획을 발표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하지만, 이례적인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회의는 연기되었고 그 동안 전 세계는 폭염과 홍수, 산불 등 극심한 이상기후 현상에 시달려야 했다. 대한민국은 COP26에서 2030년까지 2018년 대
지난 주말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행주산성을 찾았다. 사적 제56호인 행주산성은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행주대첩'이 일어난 곳이다.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장소라 그런지 여러 유적시설이나 쉼터·광장 등 편의시설이 깔끔하게 잘 조성돼 있었다. 한강을 끼고 펼쳐진 풍광에 시선을 사로잡혀 감탄사를 내뱉다 문득 씁쓸한 감정이 밀려왔다. 최근 취재차 들렀던 적이 있는 김해 분산성은 행주산성의 이런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두 산성은 닮은 점이 많다.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나라와 백성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꽃 냄새보다 사람 냄새가 사실 더 그리웠어요." 최근 창원시 마산해양신도시 일원에서 개막한 마산국화축제 현장에서 한 시민이 한 말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 법도 한데, 국화축제에 인파가 몰리면서 코로나19 시국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져서다. 시민들은 지난 2년 가까이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전염병인 코로나19를 겪었다. 변이에 변이를 거듭하면서 아주 강한 전파력을 지니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비대면을 명분으로 사람들은 접촉하는 기회가 줄어
아니나 다를까 지난 10월 14일 해군본부 국정감사에서 경항모의 필요성에 대한 해묵은 공방이 있었다. 사실 항모 도입계획에 대한 사업승인은 20여 년 전 김영삼 정부 시절에 이미 이루어진 바 있다. 당시에도 많은 찬반 논쟁이 있었지만 항모 도입 쪽으로 정책 결정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때마침 발생한 일본과의 독도 영유권 갈등이 결정적이었다. 정부의 단호한 대처를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여론과 일본의 막강한 해상전력에 실질적으로 대응 가능한 수단으로 한국형 항모의 확보가 시급하다는 해군의 주장이 크게 작용하였다. 그러나 실제 사업착수 단
주거문화가 바뀌었다. 몇십 년 전만해도 아파트에 사는 사람보다 주택에 사는 사람이 더 많았다. 지금은 아파트 거주 인구가 주택 인구보다 훨씬 많다. 이 차이는 대도시일수록 더 심하다. 땅은 좁은데 자기 집을 가지고 싶은 사람들의 열망이 도시에 빌딩 숲을 세운 셈이다. 이젠 시골에도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우리는 옛부터 신발을 벗어 댓돌 위에 두고 마루를 지나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의자가 있는 게 아니어서 그냥 방바닥에 앉았다. 손님이 오면 방석을 내어 그 위에 앉게 한다. 밥상도 무거운 걸 부엌에서부터 들고 들어와 먹는
얼마전 어느 TV 경연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눈물이 핑 돈 적이 있다. 일곱살 어린아이가 이선희의 '아 옛날이여'를 아주 멋지게 불러 놀라기도 했지만 그 어린이가 한 심사위원과 나눈 이야기가 가슴에 남아서였다. "너에게 있어 그리운 옛날은 언제냐"라는 한 심사위원의 질문에 경연 참가 어린이는 "친구들과 키즈카페에서 마스크를 벗고 신나게 놀았을 때가 그립다"고 대답했다. 필자에게도 이 말은 그리 낯설지 않았다. 아이가 예전처럼 친구들과 놀고 싶다는 말을 할 때마다 '코로나 때문에 안돼'라며 단칼에 잘라버리곤 했다. TV를 보면서 아이에
지난 20일, 가락국시조대왕 숭선전 2021년도 추향대제가 200여 명의 관계자·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성대히 봉행됐다. 그런 가운데 명함을 돌리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인사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지난 추석 전후에도 시내 곳곳에 평소에 보이지 않던 이름의 현수막이 종종 보였다. 아마 내년 선거를 대비해 이름을 홍보하려는 사람들이라 생각된다. 이 작은 나라에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 왜 이리 많을까? 이러한 현상을 목도(目睹)하면서 저 사람들이 정말 우리의 지도자가 될 인품과 능력, 투철한 소신이 있는가에 대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라발 지구는 산업혁명기에 급속도로 몰려든 이민자들이 모여 형성된 동네였다. 좁은 골목을 끼고 작은 아파트들이 무질서하게 들어선 이 거리는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데다 치안이 좋지 않아 현지인들조차 출입을 꺼리던 곳이었다. 그러다 1990년대 들어 바르셀로나 시가 '아름다운 라발 만들기' 운동을 기획했고, 디자이너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져 지금은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트렌디한 곳이 되었다. 독일 뒤스부르크는 유럽 최대 규모의 '티센 제철소'가 자리잡고 있었으나, 80년대 들어 철강산업의 몰락으로 약 60만 평에
'사랑의 회초리'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있다. 사랑의 회초리가 필요하다 또는 필요 없다는 의견, 그리고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는 중립적인 의견들이 팽팽하다. 지난해 10월 양천 아동사망사건, 일명 정인이 사건으로 우리는 한 생명을 잃었다. 사건 이후 정부는 수많은 대책안과 법률 개정안들을 쏟아냈다. 다시는 학대로 사망하는 아동들이 없도록 하겠다는 모두의 노력들도 보였다. 하지만 이후에도 인천 아동사망사건, 대전 아이스박스 유기 사건, 진주 친모 학대사망사건 등 많은 아동학대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아동학대자에 대해 범죄 형량을 늘리는
코로나19는 2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높은 전염성을 가지고 있고 변이 바이러스로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가 팬데믹(pandemic)에 빠졌고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이 멈췄다. 그 영향은 문화예술인들에게는 더없이 가혹했다. 문화예술 분야의 장기적 침체는 예술인들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금전적 손실에 따른 회복은 고사하고 예술을 펼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 모든 공연·전시가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그나마 비대면으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곳도 한정적이다. 그렇다고 예술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2014년 대기업을 퇴사하고 창업의 길을 걸었던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아무런 계산 없이 뛰어들었던 사업은 마치 종착지 없는 고속도로 위에서 오래된 수레를 끄는 기분이었다. 아무리 달려도 수레는 제자리였고 나를 스쳐 지나가는 고급 승용차들이 야속하기만 했다. 시간이 지나 약간의 성공을 맛보게 되었고 지금은 그 수레를 잠시 밀쳐두었다. 현재는 그간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시절 알고 지낸 대표 중에 고급 승용차를 넘어 초고속 로켓을 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미 엑시트(exi
그리스 신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죽은 자신의 아내를 다시 이승으로 데려가기 위해 지하세계까지 찾아온 오르페우스에게 벌어진 일이다. 지하세계를 다스리던 하데스는 오르페우스의 연주에 감동해 그의 아내 에우리디케를 돌려보내 주겠다고 했다. 다만 저승에서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절대 뒤돌아보지 말아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하지만 지상세계에 다다를 무렵 오르페우스는 하데스와의 약속을 어기고 그만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아내 에우리디케가 잘 따라오는지 걱정됐기 때문이다. 그 순간 에우리디케는 오르페우스의 손에서 미끄러지며 영원히 돌아오지
'매 2년 마다'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비엔날레는 1896년 시작된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처음 사용된 이후 격년제로 개최되는 국제미술이벤트를 통칭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 백 여 개가 넘는 비엔날레들이 개최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도 이 십 여개가 넘는 대규모의 국제문화예술행사들이 개최되고 있다. 세계 주요 비엔날레로는 백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베니스비엔날레를 비롯해 미국의 현대미술을 조명함으로써 세계현대미술의 중심이 미국임을 강조하는 휘트니비엔날레와 브라질의 사웅파울로비엔날레 등이 있다.
기후위기라고 한다. 전 세계가 2015년 파리기후협약의 지구평균기온 상승 1.5℃를 막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20년 54일의 최장 장마와 부산 최고급 고층 아파트가 하이선,마이삭이라는 태풍에 창문이 깨지는 일상이 지금과 같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 2030년 내 몇 배로 더 자주, 더 강하게 일어날 것이라는 것이 이번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6차보고서 제1 실무그룹이 내 놓은 결론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으로 내다봤던 1.5℃ 상승이 2030년~2040년까지 당겨졌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
'여성도 군에 가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표가 수년 사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더니만 급기야 어느 대통령 예비후보의 주요 공약으로까지 공표되고 이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헌법 제39조」에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라고 되어 있고 관련법에 따라 우리나라의 병역제도는 징병제를 근간으로 직업군인제를 병행하고 있다. 다만, 여성에게는 징병을 면제하고 남성에게만 징병에 의한 병역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남녀 구분 없이 장교 및 부사관에 대해서는 모병에 의한 직업군인제를 시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병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