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 만연한 사회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디지털로 변환시킬 수 있을 것 같고, SF 영화에서나 보던 일들이 당장 펼쳐질 것만 같기도 하다. 0과 1의 숫자 변환을 기본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디지털로 바꾸고 자유로운 파일 형식으로 변환할 수 있는 장점은, 무언가 서두르지 않으면 불안한 우리 민족의 심리와 잘 맞아떨어져 우리를 지금의 디지털 강국으로 이끌었는지도 모른다. 세상 어느 나라가 그 짧은 시간 동안 잔여백신 시스템을 만들어서 그것도 서로 경쟁하면서 예약하고 백신을 찾아가서 맞는단 말인가? 그렇다고 이 글에서 디지털에 대
정부가 지난 1일부터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발표했다. 비수도권은 1단계 적용을 받으면서 식당이나 카페, 노래방 등 영업시간 제한이 없어졌다. 특히 이번 거리두기 체계가 반가운 것은 다름 아닌 사적 모임 인원 완화 조처 때문이다. 창녕군과 남해군을 제외한 도내 8개 군 지역은 사적 모임 제한이 해제됐다. 다만 도내 8개 시 지역은 오는 14일까지 8명까지 사적 모임이 가능하다. 이 기간 중 코로나19 확진자 추세가 악화하지 않는다면 사적 모임 인원과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질 전망이다. 지난 명절에도 가족들을 한자
지난달 29일 정부가 슈퍼 추경안을 편성하자 김해시도 지난 2일 '2조 350억 원 규모로 추경을 편성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런데 김해시는 타 지자체들과는 다른 계산법을 적용한 듯 했다. 시가 자료에서 밝힌 '2조 350억 원'은 당초예산 1조 9044억 원에 '추경액 1306억 원'이 더해진 '1년 전체 예산 규모'로, 추경과는 구분되는 항목이다. 추경이란 예산의 성립 후에 생긴 사유로 인해 이미 성립된 예산에 변경을 가하는 예산을 말한다. 때문에 시가 발표한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마치 추경으로 2조
나는 '복지없는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는 2년차 사회복지사다. 사회복지공무원 폭행 문제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사회복지 현장에서 대두되고 있지만 당사자인 사회복지사 말고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아 쉬쉬하는 분위기로 잊혀 갈 뿐이다. 심각한 사건이 발생하면 자극적인 기사를 통해 전국민이 다시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또 잊혀가는 일상의 반복일 뿐이다. 나도 아직 만 2년 정도 사회복지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햇병아리지만, '복지없는 사회복지사'라는 단어는 이 열악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나의 직업에 대해 되돌아 보게 한다. 현장에서 다양한
예나 지금이나 훌륭한 관료나 지방관은 많이 있다. 우리 김해에도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을 만한 지방관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조선시대 말기 김해부사(요즘의 김해시장)로 재임한 정현석이다. 정현석은 고종 때 후릉참봉을 시작으로 조정 내에서도 많은 부서에서 일했고, 지방 10개 고을의 지방관을 역임하는 동안 업적이 무수히 많아 그가 일했던 거의 모든 고을에 선정비가 세워졌다. 특히 김해부사 재임기간에 가장 많은 업적을 남겼다. 정현석 김해부사는 오늘날 김해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봉황대를 구축하고 명명(命名)하였다. 그가 올라 본 구릉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부동산 투기 불똥이 나라 전체로 튀었다. 지난 3월 참여연대는 LH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개발 전 땅을 미리 사서 폭리를 취했다고 폭로했다. 결국 정부·지자체가 나서 발본색원에 나섰다. 경남도도 예외는 아니었다. 본청 소속 4급 이상 공무원, 경남개발공사 임직원, 그 배우자 등 25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 결과 4명은 부동산 투기 의심이 있다고 판단해 수사 의뢰했다. 경남도내에서는 하동과 사천을 제외한 16개 시·군에서 조사를 마쳤거나 조사 중이다. 그런데 LH발 부동산 투기 불똥이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그 취지에 맞게 김해 지역 현충시설을 재조명하는 내용을 취재하고 기사를 쓰려고 했다. 그런데 김해호국무공수훈자전공비를 둘러보다가 깜짝 놀랐다. 분명히 이곳은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넋을 기리는 현충시설인데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작품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보고 놀랐던 작품은 바로 모윤숙 시인의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라는 시가 새겨진 시비였다. 다름 아닌 모 시인은 대표적인 친일파 문학가여서다. 생전에 친일행적으로 인해 2009년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으며 공식적으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됐다. 문
장거리를 다녀오면 들숨을 크게 쉬는 버릇이 있다. 이 오래된 습관이 생긴 것은 김해평야가 펼쳐진 진풍경 때문이다. 봄이면 청보리가 익어가고 가을이면 나락이 출렁거린다. 그 냄새들은 구수한 어머니 향기를 소환해 준다. 그래서 요즘도 주로 들길을 이용한다. 젊은 날 넓은 평야의 아련한 추억을 만나고 싶어서이다. 김해 출신인 필자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우리 김해의 모습에서 부정적 요인과 긍정적인 요인으로 만감이 교차한다. 먼저 긍정적인 요인을 열거하자면 지면이 차고 넘친다. 내 고장 김해는 금관가야와 철갑 기병을 탄생시켰고, 철기문화
지역 대학의 정원 미달 사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일부 대학에선 내년부터 인문계열의 몇몇 학과는 아예 신입생 모집 자체를 안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올해 입시에서 지역 국립대학의 의대마저 미달되는 사태가 벌어졌다는 사실이다. 최근 이과 계열로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명문고를 판단하는 기준은 의대, 치대, 한의대를 몇 명 배출했느냐로 바뀌는 추세다. 그럼에도 의대에서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은 단순히 학령인구의 감소로만 풀이될 일은 아니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지역의 인재들 가운데에는 서
지난 16일 국내 대표 온·오프라인 서점인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가 부도 처리됐다는 뉴스가 나왔다. 1988년에 설립된 서울문고는 오프라인 서점 매출 순위로 따지면 교보문고와 영풍문고에 이어 우리나라 3번째 대형서점이다.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사례일까?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3월23일부터 26일까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시대 독서 문화 관련 인식을 온라인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21일부터 김일권 양산시장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에 대해 양산시가 감사를 시작했다. 시는 3주간 백승섭 부시장을 단장으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부 인력 없이 진행하는 감사에 시 안팎으로 신뢰성 등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의당 양산시지역위는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고, 지역 커뮤니티에서도 의문을 품고 있다. 양산시는 인구가 10만에서 35만으로 4년여 만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정의당은 감사 청구를 하면서 시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간 비리 규모도 2000만 원에서 24억 원으로 늘어났다고 했다. 민선 지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표현을 본 적이 있다. 각자 살 길을 도모한다는 뜻으로 이는 현재 '각자도생의 시대'라는 말로도 쓰이는 표현이기도 하다. 2021년을 보내고 있는 지금,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삭막한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사람들 대다수는 자신의 삶, 자신의 시야를 우선하지 않으면 삶이 어렵게 되고 이로 인해 자신의 시선, 혹은 자신 주위의 사람들의 외에는 아무 것도 보지 않으려 한다. 더군다나 지난해 마수처럼 다가와 우리들에게 손을 뻗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들은 물리적으로도 거리를 두며 '각자도생'하게 됐다. 불가피하
전례 없던 코로나의 시대를 살고 있다. 서로 조심하고 가능하면 이동을 줄이고 접촉을 피하다보니 자연스레 살은 찌는 것 같고, 그래서 '확찐자'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다이어트를 비롯해, 아예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다이어트 프로필 사진을 찍고자 하는 사람들로 전문 스튜디오가 몇 달씩 예약이 찼다는 소식도 심심찮게 들린다. 그런데,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 세상에 효과적인 다이어트는 사실 없다. 살을 빼려면 덜 먹고 많이 움직여야 한다. 단기간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순간의 기쁨에 젖어 소
지난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또다시 대국민 사과했다. 김현준 LH 사장은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등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3월 경기도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후 두 번 대국민 사과다. 같은 달 참여연대는 LH 비리를 폭로했다. LH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값이 오르기 전 땅을 사들인 후 땅값이 오르자 차익을 실현하면서 부동산 시장 경제를 훼손시켰다는 내용이었는데, 그야말로 핵폭탄급이었다. LH는 국토교통부
사람의 성(性)을 사고파는 행위, 즉 성매매가 범죄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성을 상품화해 사회 전반의 건전한 성도덕·성윤리 의식을 해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의 모습을 정교하게 본 따 만든 인형인 '리얼돌'은 어떤가. 진짜 '사람'이 아니라서 성매매는 아니니까 문제될 게 없는건지. 현재 우리나라에서 리얼돌의 수입·판매는 불법이 아니다. 대법원이 "국가가 개인의 사생활까지 깊이 개입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따라서 이를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고 리얼돌을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 또한 이뤄지지 않은
우리는 '엔트로피 법칙'을 이해하고 '엔트로피 사고방식'을 가져야만 한다. 비교적 최근까지 사람들은 자연의 필연적인 법칙을 찾아내서 자연을 정복하고 이용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생활해왔다. 이것이 현대 과학의 놀라운 발전을 이뤄냈고, 인간에게 편리한 삶을 가져다줬다. 그러나 이런 사고방식은 자연에 대한 무분별한 파괴를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학 기술의 발전이 생태계 전체에 파멸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엔트로피 사고방식이 도래했다. 그렇다면 엔트로피 법칙은 뭘까. 우선 엔트로피라는 말부터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들이야 화무십일홍의 이치라서 아무렇지 않지만 사람에게는 마음의 일이라 천지의 조율이 통하지 않는다. 끼니를 때우듯이 성큼 찾아오는 기억들이 피고 지는 일상 속에서 가끔 무언가가 잔뜩 그리운 표정으로 골목 어귀를 서성이는 사람들을 발견할 때가 있다. 나도 무언가를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상황에 익숙하지 못한 자연의 미숙아는 사람만 한 것이 없다. 예상하지 못한 관계의 변화는 벼락같이 온다. 심연의 바닥에서 일렁이는 파도에 휩쓸리는 상황이 되면 어떤 날들은 슬픔 투성이로 살아야 하고, 어떤 날들은 기쁨 투성이로 살아
지난 3일 인터넷상에서는 반려견과 관련된 기사가 국민적 공분을 사며 떠들썩했다. 이 기사의 내용인즉슨 이렇다. 경기도의 한 도심 공원에 견주가 대형견 2마리를 데리고 산책을 나왔다. 현장에 있던 환경지킴이 80대 노인이 견주에게 '개 입마개를 왜 안했느냐' '개 발에 진흙이 묻었으니 벤치를 잘 닦아 달라'고 요구했던 게 화근이 됐다. 견주 남편이 민원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커졌다. 지자체는 민원을 원만하게 처리하라고 위탁기관에 요청했고, 결국 노인의 동료가 견주에게 사과했다고 한다. 이 기사에는 하루에 무려 9
수도권 집중화와 학령인구 감소는 지역대학에도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 최근 만난 지역 사립대학교 한 교수는 "올해는 학교가 홍보팀에 인력을 더 배치하고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신입생 충원이 어렵다보니 대학홍보는 학교 측이 찾아낸 고육지책 중 하나일 것이다. 사실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실제로 올해 전국 대학 신입생 충원율은 91.4%로 4만586명의 미충원 인원이 발생했다. 특히 지역대학일수록 문제는 심각하다. 일각에서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남쪽부터) 대학교가 망한다는 우스갯 소리까지 들린다. 하지만 위기
6월에 접어든 지도 벌써 10일이 다 돼간다. 무더운 날씨 속, 모두가 평온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 힘든 시기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외국이 아니라 우리나라만 봐도 그렇다. 경제·산업·문화 등 타격을 받지 않은 분야가 없을만큼 너무나도 어려운 시국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하지만 이렇게 좌절만 하고 있어봤자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으니 우리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살펴보면 희망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