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제는 나의 단골 메뉴로서 지금까지의 여러 강의나 발표에서 내가 주로 얘기한 내용이다. 2016년 2월부터 김해뉴스에 연재됐던 칼럼에서도 우리가 주로 먹고 있는 음식과 우리의 음식문화에 관한 얘기를 다루었다. 역시 "사람은 무엇을 먹고 사는가?"에 관한 내용이다.사람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들이 필요하다. 먼저 선천적으로 건강한 몸을 타고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다. 맑고 좋은 환경에서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고, 규칙적인 운동도 필요하며,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이 함께 있어야 건강하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쯤 우리 조상들의 식생활은 어떠하였을까? 시대가 변했으니 지금과는 다를 수도 있을 것 같고, 아니면 식문화의 습성만은 남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한국인은 예로부터 대식(大食)하는 것으로 외국인에게 알려져 있었다. 송나라 사신이 적은 '고려도경'에는 고려 사람들이 많이 먹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는 대목이 있다. 개화기 조선을 방문한 미국인은 그의 저서 '은자의 나라 조선'에서 당시 조선인들의 식사법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우선 조선인은 식탐이 많다고 적고 있다. 식사 중에는 거
무척이나 덥고 긴 여름이었다. 이젠 제법 시원해질 때도 된듯한데 아직 덥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가 지치고 힘들어하는 것이다. 1억 년 동안 만들어진 지구의 화석 에너지를 지난 200년 동안 거의 다 써버리고, 곡물 생산을 위한 산림 파괴 등으로 지구의 인내도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이렇게 훼손되고 변화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건강 역시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지구의 노화를 재촉하면서 얻어낸 다양하고 풍성한 먹거리들이 우리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해 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영양의 과잉과 유전자의 변형 등으로
매일 한낮의 기온이 섭씨 35도를 웃돌며 전국이 찜통이란 말이 딱 맞는 요즘이다. 노약자나 만성 질환이 있는 분들은 물론이겠지만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도 건강에 주의가 필요하다. 불필요한 외출은 삼가고 수분 섭취는 충분히 해야 한다. 그렇지만 너무 달거나 커피 등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 맥주 등 술 종류는 탈수를 가중시키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규칙적이고 충분한 영양공급이 중요한데 특히 충분한 단백질 섭취를 잊지 말아야 한다. 열대야로 설친 밤잠으로 피곤해진 다음날 더운 시간대에는 적절한 휴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실내 온도와 환기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비법이 하나 있다면 조리의 맨 마지막에 마늘을 넣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통마늘이나 미리 다져 놓은 마늘을 넣는 것보다 요리 직전 칼의 옆면이나 기구 등으로 눌러 으깬 마늘이라야 풍미가 더욱 좋다. 나의 입맛에는 다른 어떤 첨가물을 넣는 것보다 마늘의 풍미가 어울려진 음식이라야 맛이 완성된 느낌이다. 내 입맛만 그러한가 싶지만 한국인은 세계적으로 마늘을 가장 많이 먹는 국민이다. UN 식량농업기구의 최근 자료를 보면 세계의 평균 1인당 마늘 소비량이 연간 800g 정도인데 한국은 7㎏에 이른다고 하니 우리가 거
봄의 여왕 딸기가 이제 끝물이 되어간다. 겨울철부터 드문드문 먹어 왔던 딸기가 이제 날씨가 더워지면서 쉽게 무를 수 있는 계절이 왔다. 집에 와보니 딸기가 한 소쿠리 있다. 딸기는 오래 보관하지 못해서 빨리 먹어 치워야 하는데 딸기잼을 만들어서 오래 먹으려 한단다.딸기는 단맛과 신맛이 잘 어우러져 새콤달콤한 맛이 있고 특히 향이 참 좋다. 과일 중에서도 딸기의 비타민C 함량은 선두를 다툰다. 딸기 100g 중에는 비타민C가 80mg 함유돼 있어 레몬의 두 배, 사과의 10배 정도 된다고 하니 항산화 기능의 대표 과일이라 할 수 있다
봄 채소의 대표주자 중에 하나가 부추다. 특히 기나긴 겨울을 지나 처음 땅을 뚫고 올라온 놈을 베어낸 것을 초벌 부추라 한다. 봄 부추는 차라리 약이다. '초벌부추는 사위도 안준다' '봄에 나는 첫 부추는 인삼 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등 칭찬 일색이다. 초벌 부추는 갈아서 생즙으로 먹던지 생으로 무쳐서 먹지, 부침개로는 먹지 않는다. 부추를 많이 먹으면 안방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말까지 있다. 부추를 먹으면 정력이 세지고, 정력이 세지면 부인을 바깥으로 내보내지 않는다는 뜻일 것이다. 나는 경상도 사
봄이 왔다. 여기 저기 매화, 동백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겨우내 움츠렸던 기운을 밖으로 뿜는 듯하다. 지난 겨울은 혹독한 추위 탓이었는지 이번은 더욱 봄이 기다려졌다.봄이 되어 바깥 기온이 서서히 높아지게 되면 우리 몸속의 혈액도 바깥 표면으로 빠져나온다. 장차 더워질 외부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환절기의 과정 속에서 평소 체력이 약한 분들은 물론이고 건강한 사람들조차도 입맛이 떨어지고 나른함을 느끼게 된다. 봄 하면 춘곤증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를 정도이니 변화하는 계절에 인체가 적응하는 것이 만만치는 않은가 보다.봄을
'뜨거운 감자'는 영어의 핫 포테이토(hot potato)를 직역한 것이라 한다. 얼마 전 갓 삶은 감자를 덥석 먹으려다 너무 뜨거워서 뱉을 수도 그냥 삼킬 수도 없는 곤란한 적이 있었을 때 문득 떠오른 용어였다. 둘러보면 감자를 이용하는 먹거리가 아주 많다. 소금에 찍어 그냥 먹어도 좋고 갈아서 전을 부쳐도 맛있다. 감자는 반찬과 찌개, 국으로도 다양하게 이용되는 재료이다. 수많은 패스트푸드 메뉴 가운데서도 빠지지 않는 주재료가 감자이다. 인기 있는 과자들 중에서도 감자를 이용한 것들이 단연 으뜸 상품이다. 소주 및
'메밀묵 사~려~. 메밀~묵~' 찬바람 부는 겨울철 늦은 밤이면 동네 골목에서 흔히 들었던 소리다. 예전엔 단독주택들끼리 처마를 맞대고 살던 때라 방안에서도 메밀묵이 왔다는 그 소리는 또렷이 들렸다. 저녁밥은 벌써 먹었으나 때맞춰 들리는 메밀묵의 외침은 다시금 허기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자주 먹지는 못했지만 간장이 뿌려진 차가운 메밀묵의 그 맛은 잊을 수가 없다. 메밀은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전 지역에 있었다. 고려 말의 이색은 '대나무 꼬챙이에 메밀떡을 꿰어 간장에 발라 불에 굽는다'고 했다. 추사 김
추운 겨울이면 흔히 먹는 과일이 귤이다. 다른 과일에 비해 귤은 껍질을 손으로 까서 바로 먹을 수 있으니 참 편하다. 중학교 시절 한 친구 녀석이 귤껍질을 못 깐다 해서 내가 껍질을 까서 준적이 있는데 '참으로 희한한 놈이다'라고 생각했었다. 귤 하면 육적의 회귤고사(懷橘故事)가 떠오른다. 중국 오나라 육적은 여섯 살 때 원술의 집에 초대를 받았는데, 원술이 귤을 내어 대접하였다. 육적은 그 자리에서 귤 세 개를 품 안에 숨겼는데, 돌아갈 때 그만 떨어뜨리고 말았다. 원술이 왜 귤을 숨겼느냐고 묻자, 그는 무릎을 꿇고
가을이 어느 듯 지나가고 찬바람이 분다. 집에 와 보니 누런 늙은 호박이 큼지막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호박은 버릴 것 하나 없는 좋은 열매채소 이면서 잎채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호박을 좋아한다. 호박으로 만드는 음식도 다양해서 애호박은 애호박대로, 늙은 호박은 늙은 호박대로 요리가 있다. 호박나물, 호박볶음, 호박전, 호박조림, 호박고지가 있다. 호박찜, 호박죽, 호박범벅, 호박떡, 호박엿도 하고 중탕하여 즙도 짜먹는다. 된장찌개에 호박 줄기를 넣고 끓이기도 한다. 쟁반만한 호박잎을 찌거나 삶아서 쌈으로 강된장과 함께
무더웠던 계절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어온다. 가을이면 '전어'다. '가을 전어는 깨가 서말'이라고 해서 생선을 뼈째 썰어서 된장에 찍어 먹는다. 연탄불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바삭 구어 먹는 맛도 일품이다. 전어와 함께 제철인 대하도 한 접시 올라온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고등어 축제도 있고 꼬막 축제도 있다. 학교에 도시락을 챙겨가야 했던 시절에 꼬막은 단골 반찬 메뉴였다. 그날 저녁엔 냉장고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었다. 강물이 꽁꽁 얼어붙는 겨울이 되면 송어랑 빙어가 입맛을 유혹한다. 굴도 먹으러 가
명절이 지나면 남은 나물류에 탕국 등을 비벼먹는 비빔밥 맛이 일품이다. 냄비에 탕국 건더기와 고사리, 도라지, 무, 콩나물, 시금치 등등 여러 가지 나물과 함께 흰 밥을 넣고 데운 다음 고추장과 참기름을 곁들여 슥슥 비벼먹는 맛으로 차례를 지낸 노고가 위로되는 듯하다.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별미가 '헛제사밥' 아니던가. 밤늦게까지 글을 읽던 유생들은 속이 출출해지면 하인들에게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헛제삿상'을 차리게 했다. 제사는 지내지 않고 제삿밥만 나누어 먹는다는 것이다. 제사를 지내지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농경사회에서 가장 누릴 게 많은 명절은 추석이었다. 과거 명절 며칠 전이면 선생님이 항상 하던 말이 기억난다. "음식 너무 많이 먹어서 탈나지 말고 건강히 지내고 오너라"던 당부의 말이다. 지금과 비교하면 먹거리가 부족하던 시절이어서 갑자기 다양하고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명절에 발생할 수도 있는 소화불량과 복통을 염려한 이야기였다. 요즈음 학생들이 들으면 웃을 소리다.집 밖에 나가면 다양한 식당들이 많다. 외식할 길이 많은 셈이다. 각종 방송에는 맛집 소개와 요리 관련 프로
인체는 거대한 단백질의 조합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구성된다. 약 20여 개의 아미노산 중에 인체가 합성할 수 있는 것을 비필수 아미노산이라 하고,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어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것을 필수 아미노산이라 한다.오메가3과 같은 필수 지방산이라는 용어도 있다. 아미노산과 마찬가지로 비필수 지방산은 체내에서 합성할 수 있지만, 필수 지방산은 반드시 외부로부터 섭취해야 한다. 주로 '동물성 식이'가 그것이다.건강한 몸매와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 단백질은 반드시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아동
어릴 적 할아버지 집에서는 여느 시골 농가들처럼 닭을 키웠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 닭은 무서웠다. 날카로운 발톱과 딱딱하고 뾰족한 부리는 금방 나를 공격할 듯이 위협했고, 붉은 깃털과 달려들 것처럼 동그란 눈빛은 내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하지만 할아버지의 아침 밥공기에 들어가는 계란은 간장과 참기름 두어 방울과 비벼져서 환상적인 색깔과 맛을 만들었다.
포유류(哺乳類)란 인간을 포함해서 '젖먹이 짐승'을 말한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서 생존과 성장을 위해 처음 먹는 음식이 바로 '젖'이다. 어린 포유동물이 자라서 크고 무거워짐에 따라 어미의 젖은 이제 그 자식의 영양상의 필요를 만족시키 는데 불충분하게 된다. 게다가, 포유동물의 어미는 나이가 들어가는 새끼들에게 젖을 그만 먹이
인삼을 지극히 사랑했던 임금이 바로 영조다.영조 49년, 의 기록에 의하면 당시 80세의 영조는 '내가 병술년(1766년·영조 42년) 이후로 복용한 인삼이 100근(60㎏)이나 된다'고 했다. 7년간 하루에 건조된 인삼 한두 뿌리씩을 먹었다는 말이다. 더구나 지금처럼 인삼을 재배했던 시절이 아니라서 소위
가족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면역기능이 저하됐을 때, 또는 자녀들의 성장 촉진에 신경이 쓰일 때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삼'이다.인삼은 수천 년 동안 한반도와 만주 일대는 물론 중국과 일본을 포괄한 동북아시아에서 애용돼 왔다. 지금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인삼은 세계 여러 곳에서 자라지만, 우리 땅에서 나는 토종